"심리적 장벽 없어졌다" 코로나 종식선언에 여행업계 '환영'
11일 정부가 6월1일부로 사실상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함에 따라 여행업 정상화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행·관광업계는 정부의 위기단계 하향 조치 등이 여행소비자들의 '심리적 장벽'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여행과 해외여행업계 모두 이번 조치로 회복되고 있는 여행수요에 좋은 신호가 될 것으로 본다. 일본 등 해외에서도 5월 8일부터 코로나 백신 관련 증명서류 지참을 폐지하는 등 여행객 편의를 위해 사실상 엔데믹 선언에 동참하고 있는 추세인 점도 호재다. 여름 휴양지로 많이 선택되는 동남아 국가들도 올해 중 순차적으로 백신 증명을 폐지하거나 완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조치에 대해 한 해외여행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선언은 분명 여행객들의 수요에 긍정적이고 그나마 남아 있던 여행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없애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상화되고 있는 국내 여행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전망이다. 여행업협회 한 관계자는 "국내 여행 수요를 끌어 올려 내수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정부가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 등을 통해 쿠폰까지 뿌리면서 독려했는데, 코로나 종식선언도 그런 맥락에서 확실히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립공원 관계자도 "올해 들어 확연히 숙박을 포함한 등산 관광객이 늘었는데, 이번 조치로 6월 이후 여름 성수기엔 예전처럼 국립공원 각 시설에 관광객이 주말마다 몰려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은 "코로나 19 상황이 사실상 종료 단계에 다다름에 따라 글로벌 관광교류의 빠른 회복과 성장이 예상된다"며 "한국문화 관광 콘텐츠를 비롯한 한국관광의 매력을 전 세계인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마케팅해 글로벌 아웃바운드 수요를 선점하고 외국인들의 방한 관광 확대와 정상화를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여행을 주업으로 하는 대형 여행사들은 이번 엔데믹 선언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의 매출 회복이 가능하길 바라고 있다. 다만 국제선 항공노선 복원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해외여행 수요를 제대로 소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일본 여행이 가능해지면서 성장세로 전환됐고 성수기를 앞둔 5월 들어서도 분위기가 좋았다"며 "이미 엔데믹에 준한 상황에서 고객들도 해외여행에 다시 나섰는데 아쉬운 건 항공 증편이 기대보다 더딘 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나 항공사 측에서 9월까지는 코로나 이전의 90% 정도로 회복시키겠다했는데 여행사 입장에선 그 점이 가장 중요한 현안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여름 성수기 이전에 일본·중국과 동남아 등 주요 해외여행 목적지 노선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복원되는 건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예상되면서, 항공수급이 여행업계의 당면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현재 여행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항공 공급으로 국제선 가격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 최대 2배 정도에 형성돼 있다. 지난달 국내 항공사 기준 국제선 좌석 공급은 약 200만석으로 2019년 대비 약 65%에 그쳤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엔 코로나 이전의 90% 선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여름 성수기까지는 비싼 항공권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선 사정도 다르지 않다. 현재 김포발 제주행 항공권 가격은 주말엔 1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제주 관광업계는 항공권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제주도에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는 올해 전 세계 여행·관광 산업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여행관광 산업의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 기여도를 기준으로 올해 95% 수준까지는 복원된다는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을 연 비비안 청 홍콩공항 최고운영책임자는 국제 항공 노선의 완전한 회복시기를 내년 말로 예상했다.
방한 관광업계의 경우엔 중국 단체관광객의 한국행이 아직도 중국 당국에 의해 막혀 있는 점을 아쉬워하고 있다. 방한 관광업계는 중국 정부가 유커의 단체 한국행을 허용하기만을 고대하고 있다. 국내에 오는 중국 유커는 국내 호텔·면세·쇼핑업계 등에서 큰 손으로 통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한국행 단체 관광비자는 풀지 않은 채 개별 관광만 허용하고 있다. 5월 노동절 연휴 이전에 중국 유커의 대량 유입을 기대했던 국내 관광업계와 면세점업계 등은 단체 관광객 허용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국내 관광객의 중국행 단체관광도 아직은 예전과 같지 않다는 분석이다. 공식적으론 비자가 풀렸지만,코로나 이전과 같은 수준은 아니란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형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장가계 등 일부 지역에 대해서만 여권 사본으로도 쉽게 발급가능한 단체 별지 비자가 허용되고 그외 지역에 대해선 아직 개별적으로 발급받아야 하는 개인 비자만 허용되고 있어 전처럼 쉽게 중국 단체관광을 가지는 못하는 상황"이라며 "비자 문제가 예전 수준으로 풀리고 항공 공급도 정상화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이전 중국행 여행은 국내 여행객들이 일본과 함께 가장 선호하는 해외여행 목적지여서 여행사로선 중요한 시장이었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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