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한우 구제역 발생… 청정국 지위 앞두고 날벼락 “싱가포르 등 한우 수출 불가능”

강주리 2023. 5. 1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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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4년 만에 충북 청주 한우 사육농장 네 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달 중 구제역 백신 청정국 지위 확보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3년간 방역 노력이 허사가 됐다.

다만 구제역 백신 청정국 지위 획득을 전제로 수출을 논의하기로 했던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로의 수출은 불가능해졌다.

구제역 백신 청정국 지위는 2년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고 1년간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는 것을 입증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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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긴급방역회의…4년 4개월만 충북 청주 한우 농가 4곳서 구제역 양성 확인

500여마리 살처분…소독·백신 강화
이달 구제역 청정국 지위 인정 불발
청정국 전제 베트남 등 신규 수출 불가능
말레이 등 할랄시장 진출에도 빨간불
“수입위생조건상 강원 소고기 수출 가능”
남는 한우 수출로 가격하락 방지도 차질

구제역 백신 일제접종 - 전국 소·염소 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상반기 구제역백신 일제접종이 시작된 3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의 한 축산농가에서 수의사가 소에게 구제역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2023.4.3 연합뉴스
구제역 발생한 청주 한우 농장 - 구제역이 발생한 11일 오전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의 한 한우농장에서 방역본부 직원이 출입 통제 안내판을 설치하고 있다. 2023.5.11 연합뉴스

국내에서 4년 만에 충북 청주 한우 사육농장 네 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달 중 구제역 백신 청정국 지위 확보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3년간 방역 노력이 허사가 됐다. 말레이시아 등 할랄 시장과 싱가포르, 동남아로 한우 수출을 확대하려 했던 정부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청주시의 한우 농장 4곳에서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전날 한우 농장 두곳에서 의심 신고를 받고 정밀검사 진행 결과 구제역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전에는 최초 발생 농장에서 1.9㎞ 떨어진 한우 농가에서, 오후에는 이 농가의 100m 인근에 있던 농가에서 구제역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감염 농장은 모두 네 곳으로 늘었다.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2019년 1월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구제역은 소, 돼지, 양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우제류)이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질병으로, 전염성이 강해 국내에선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감염시 입·혀·잇몸·코 등에 물집과 식욕 부진 증상 등이 나타나며 심하면 폐사한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이날 김인중 차관 주재로 행정안전부·농림축산검역본부 등 관련 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참석하는 긴급 방역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구제역 발생한 청주 한우 농장 - 11일 오전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의 한 한우농장 방역초소 앞에서 방역차량이 소독약을 분사하고 있다. 2023.5.11 연합뉴스
농식품부, 구제역 발생 긴급 방역회의 -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11일 구제역 발생과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 행정안전부, 농림축산검역본부 등이 참여한 긴급 방역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앞서 10일 충북 청주 소재 한우 농장 2곳에서 구제역이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해당 농장에 초동방역팀·역학조사반을 파견해 외부인·가축·차량의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소독 및 역학조사 등 긴급방역 조치 중이다.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한우 전 두수(360여 두)는 긴급행동지침(SOP) 등에 따라 살처분할 계획이다. 2023.5.11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농식품부는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농가에서 사육하는 500여 마리를 긴급행동지침(SOP) 등에 따라 살처분하고, 농장 간 전파를 막기 위해 이날 0시부터 오는 13일 0시까지 전국 우제류 농장과 축산관계시설 종사자·차량에 대해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청주시와 가까운 대전, 세종, 충북 보은·괴산·진천·증평군, 충남 천안시 등 7개 시·군 우제류 농장과 도로에는 소독과 함께 구제역 예방접종, 임상검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한우의 신규 수출 계획은 어려워졌다. 앞서 농식품부는 이달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로부터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얻어 올해 한우 수출량을 지난해의 5배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혔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수출은 도 단위로 수입위생조건을 판단하고 있어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청주가 아닌 강원 내 도축소에 대한 수출은 가능하도록 돼 있다”면서 “다만 양국간 수입위생조건에는 발생지에서 생산된 소고기 이외 지역에 확산될 우려가 있으면 상대국이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말레이시아 측과 협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구제역 백신 청정국 지위 획득을 전제로 수출을 논의하기로 했던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로의 수출은 불가능해졌다. 구제역 백신 청정국 지위는 2년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고 1년간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는 것을 입증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

백신 접종으로 구제역 막아요 - 전국 소·염소 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상반기 구제역백신 일제접종이 시작된 3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의 한 축산농가에서 수의사가 소에게 구제역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2023.4.3 연합뉴스
구제역 발생지 출입차량 소독하는 관계자 - 구제역이 발생한 11일 오전 충북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의 한 한우농장에서 방역본부 직원이 굴착기 외부에 소독제를 뿌리고 있다. 2023.5.11 연합뉴스

정부는 2020년부터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자 지난해 세계동물보건기구에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 회복을 신청했다. 올해 5월쯤 청정국 지휘를 획득하면 마케팅을 본격화해 지난해 홍콩 등지에 44t에 그쳤던 한우 수출 물량을 200t까지 끌어올려 남아도는 국내 소고기 가격 하락을 막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날 구제역 발생으로 지위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이 이날 농식품 수출 확대를 위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잇따라 방문해 관련 문제를 협의할 예정인 가운데 농식품부는 “수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농협, 구제역 비상방역대책 회의 개최 -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11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충북 청주지역 한우 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방역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5.11 농협 제공
백신 접종으로 구제역 막아요 - 전국 소·염소 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상반기 구제역백신 일제접종이 시작된 3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의 한 축산농가에서 수의사가 소에게 구제역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2023.4.3 연합뉴스

세종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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