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서울 성수동 뒤덮는 하루살이...출몰 이유는?
[앵커]
최근 밤마다 서울 성수동 일대에 하루살이 떼가 몰려들어 일대 주민과 상인들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갑작스럽게 나타나기 시작한 건데, 그 이유는 무엇인지 황보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불이 들어온 간판을 날개 달린 곤충 수십 마리가 뒤덮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시민들도 깜짝 놀라 위를 쳐다봅니다.
환한 가로등 주위로도 떼를 지어 날아다니는 곤충,
곤충의 정체는 동양하루살이입니다.
간판에 달린 조명 주변에 하루살이 사체들이 가득 붙어있습니다.
최근 서울 성수동 일대에 하루살이떼가 날아들며 일대 상인들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이승철 / 서울 성수동 빵집 운영 : 간판이 글자가 다 안 보일 정도로 많아요. 창문에 꽉 차요. 장사하면서 계속 물 뿌리고…. 손님들이 짜증을 내요.]
하루살이는 한강 변에 알을 낳고, 주로 5월과 6월, 강과 맞닿은 서울 강동구와 광진구, 경기 남양주시 등에서 관측되다, 최근 성수동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지역 상권이 몇 년 새 크게 발달해 밝은 조명도 늘어나자 빛을 따라온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달 초 비가 많이 내리면서 출몰 시기가 더 앞당겨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진우 / 서울 성동구보건소 감염병 관리팀장 : 동양하루살이는 2급수 이상의 수서곤충이에요. 한강의 수질이 좋아졌기 때문도 있고요, 연휴 끝나고, 비 오고 나서 관측되는 상황입니다.]
수명이 3~5일에 불과한 데다, 짝짓기 시기인 오뉴월이 지나면 대부분 사라지는 하루살이.
감염병을 옮기거나 사람을 물지도 않지만, 날개를 폈을 때 길이가 4~5㎝에 이르는 만큼 주민들은 혐오감을 호소합니다.
9일 하루에만 수십 건이 접수되는 등, 이달 보건소에 들어온 민원이 50건에 육박합니다.
[김경자 / 서울 성수동 : (출몰한 지) 한 3일 됐어요. 잠자리 같아요, 잠자리. 모기장에 많이 붙어있어요, 손으로 이렇게 하면 날아가고….]
유충이 서식하는 한강 상류는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방역에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보건소는 주택가 풀숲 등을 돌며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이 밖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어 당분간 일대 상인과 주민들의 괴로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촬영기자 : 이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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