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전 적자에 산은 재무 경고음, 기업 돈줄 막힐까 걱정이다
KDB산업은행(산은)은 기업에 다양한 정책 금융을 지원하는 국책은행이다. 세계 경제 침체로 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요즘엔 소방수 역할을 해야 한다.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미래 산업에 대한 기업 투자 자금을 지원하는 곳도 산은이다. 산은의 재무건전성이 늘 양호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현재 산은의 재무 상태를 보면 국책은행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산은은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13.08%까지 낮아졌다.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의 11.3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산은의 재무 상태가 더 악화되면 기업의 돈줄이 막힐 수도 있다.
산은의 BIS 비율은 2020년만 해도 16%에 육박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13%대로 내려앉았다. 산은이 33%의 지분을 보유한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가 결정적 원인이다. 지분법 평가에 따라 한전 적자는 지분율만큼 산은의 손실로 잡힌다. 한전은 지난해 24조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중 8조원 정도가 산은의 손실로 전가됐다고 한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한전의 1조원 손실은 산은 BIS 비율을 0.06%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한전은 올 1분기에도 적자가 5조원에 달했다. 손실을 메우기 위한 한전채 발행이 급증하며 한전은 하루에만 40억원의 금융 이자를 지불하고 있다. 이를 방치하면 산은의 재무 상태는 더 나빠질 게 뻔하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40일 넘게 전기요금 인상 폭을 결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으니 한심할 노릇이다.
기업들의 자금 수요는 늘고 있는데 산은의 기업 총대출액은 올 들어 2000억원가량 줄었다. 금융당국은 산은의 정책자금 확충을 위해 6월부터 해외 대출채권 매각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하지만 임시 처방일 뿐이다. 근본 대책은 전기요금을 충분히 올려 한전의 손실을 줄여주는 것이다. 필요하면 산은에 대한 증자도 검토해야 한다.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산은의 구조조정 노력도 중요하다. HMM 등 보유 기업의 지분 매각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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