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MG손보 "부실지정 취소해달라"…오는 7월 1심 결론

MG손해보험이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본안소송의 1심 결론이 오는 7월 나올 예정입니다. MG손보가 약 15개월 만에 '부실 지정' 꼬리표를 떼고 매각 절차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11일 오후 서울행정법원 제12부는 MG손해보험과 대주주 JC파트너스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부실금융기관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낸 본안소송의 3차 변론기일을 열었습니다. 

앞서 지난해 4월 금융위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근거해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습니다. 당시 금융위는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지난해 2월말 기준 자산과 부채를 평가한 결과 부채가 자산을 1천139억원 초과해 부실금융기관 결정 요건에 해당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21년 7월 경영개선요구를 시작으로 수차례 자본확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자체 경영정상화를 유도해왔지만, 경영개선계획이 승인되지 않고 자본확충도 지연되는 사태가 이어지면서 경영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당시 금융위 설명이었습니다.

이에 반발한 MG손보와 대주주 JC파트너스는 금융위의 부실금융지정 효력 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최종 패소했습니다. 이후 부실금융기관 결정 등 취소에 대한 본안소송으로 금융위와 법적 공방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본안소송이란 소송요건을 갖춘 상태에서 본격적인 다툼에 돌입했다는 의미입니다.

이날 3차 변론기일에서 MG손보 측 대리인은 "당시 금융위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 것이 합리적이었는지 당시 상황을 고려해 살펴봐야 한다"며 "MG손보가 정말 부실한 기관인지에 대한 판단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에 대해 MG손보 측은 8개월 뒤인 올해부터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앞두고 금융위의 결정이 '기계적 판단'이었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MG손보 측 대리인은 "(새 제도로 보면) 순자산은 1천800억원으로 계산된다"며 "또 향후 10년간 매년 400억~450억원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적자금이 단 1원도 투입되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회사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MG손보 측 대리인은 "오히려 당시 6개의 보험사가 MG손보와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부실금융기관으로서 시장에) 큰 혼란을 줄 것처럼 비춰졌지만 MG손보는 그런 회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금융위 측은 "부채가 자산보다 많다는 것은 기계적 판단에 따른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금융위 측 대리인은 "지난 2021년 9월부터 (당국은) 간이평가를 시작했고 10월 순자산 부족이 시작됐다"며 "이는 MG손보와 당국이 모두 인지하고 있었고, 이후 적기시정조치 등으로 MG손보에 충분히 (자본확충 등) 기회를 부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자체적으로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9개월 간 234억원만 증자를 이행했다"며 "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 금리인상 등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공적자금이 투입되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회사라는 데 대해선 "공적자금 투입은 정리 과정에서 마지막 절차"라며 "매각이 진행된 이후 주식매각, 계약이전 등을 추진한 이후의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부실금융기관 지정 당시 다른 보험사들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습니다. 금융위 측 대리인은 "지급여력(RBC) 비율과 K-ICS 등을 관 감독한 이후 (기준에) 미달한 경우 조치를 하는 것"이라며 "타 보험사들과의 상황은 분명 상이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재판부는 양측이 제출한 추가 서면자료 등을 검토해 오는 7월 6일 오후 2시 판결선고기일을 열기로 했습니다. 

MG손보는 현재 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진행하는 자체매각과 예금보험공사가 주도하는 공개매각으로 '투트랙 매각'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체매각 우선협상대상자가 인수를 포기했고, 공개매각에는 인수의향서(LOI)가 접수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오는 7월 나올 본안소송 1심 판결에 따라 MG손보 매각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변수로 꼽히는 것은 이르면 이달 말 공개될 MG손보의 올 1분기 실적입니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IFRS17 도입으로 보험사들의 실적이 대체로 개선된 만큼 MG손보의 지표 역시 더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단지 실적이 개선됐다는 이유만으로 매각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단정지을 수 없고 앞으로 실적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MG손보의 순손실은 621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IFRS17을 적용하면 순손실은 54억원으로 크게 줄어든다는 게 MG손보 측 설명입니다. 자본총계는 9억8천만원에서 7천33억원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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