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떠난 아들의 이름으로" 20년째 맞은 장학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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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먼저 보냈지만 106명의 새로운 아들을 품고 삽니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자녀를 떠나보낸 한 어머니가 보상금 전액을 아들의 모교에 기탁, 뜻 깊은 장학사업을 20년째 이어오고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이후 김씨는 교통사고 보상금으로 받은 1억 원을 아들의 모교인 동신고에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어머니 김씨의 뜻에 공감한 정영훈씨의 친구·친척, 모교 은사들도 십시일반 장학금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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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광주 동신고 졸업생 故정영훈씨, 교통 사고로 세상 등져
어머니 김순희씨, 사고 보상금 전액을 아들 모교에 기탁
20년째 장학사업, 학생 106명 수혜…"새 아들들 생겼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아들을 먼저 보냈지만 106명의 새로운 아들을 품고 삽니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자녀를 떠나보낸 한 어머니가 보상금 전액을 아들의 모교에 기탁, 뜻 깊은 장학사업을 20년째 이어오고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
11일 광주 동신고등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졸업생인 고(故) 정영훈씨의 이름을 따 붙여진 장학회는 지난 2003년 8월 27일 발족했다.
정씨는 2001년 동신고를 졸업, 전남대학교 경제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대학생 새내기던 2002년 7월 연년생인 누나와 전남 나주 소재 운전면허시험장을 다녀오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정씨 남매는 모두 세상을 등졌다.
어머니 김순희(70)씨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대학생 남매를 한 번에 잃은 슬픔에 한때 광주를 떠났다가 8개월 만에 돌아왔다.
먼저 떠난 아이들이 어머니가 시름과 아픔 속에서 사는 모습을 원치 않을 거라는 생각에 몸과 마음을 추스렸다.
이후 김씨는 교통사고 보상금으로 받은 1억 원을 아들의 모교인 동신고에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딸과 아들은 세상을 떠났지만 이름 만큼은 세상에 남겨두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아들이 못다 이룬 꿈을 장학생들이 대신 이뤘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분식집을 운영하며 김씨는 변변한 외식 한 번 하지 않을 정도로 검소하게 살았지만 장학금 기증에 주저하지 않았다.
어머니 김씨의 뜻에 공감한 정영훈씨의 친구·친척, 모교 은사들도 십시일반 장학금을 보탰다.
이렇게 세워진 장학회는 올해로 20년째 꾸준히 장학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장학회는 태도가 바르고 학업에 정진하는 학생들 중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동신고 학생 106명이 장학금 총 4040만 원을 받았다.
김씨는 자녀를 보낸 직후 형편이 어려운 조카 남매(당시 3세·5세)를 거둬 친자식처럼 키우기도 했다.
발족 20주년을 맞은 정영훈 장학회는 이날 오전 학생 3명에게 장학금과 장학 증서를 수여했다.
수여식에 참석한 김순희 씨는 "벌써 106명의 새 아들이 생겨서 감개무량하다. 어려운 처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아들이 모든 이의 기억과 가슴 속에 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래진 광주동신고 교장은 "그는 곁에 없지만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던 정영훈의 봉사 정신이 장학 사업을 통해 오롯이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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