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았다"던 김종식 폭로 '허위'…살아난 강임준 군산시장

작년 5월 언론 폭로 후 370일 만에 법원서 '허위 사실' 판명
"돈 받은 날짜·방법 등 진술 번복…진술 신빙하기 어렵다"

무죄 선고받은 강임준 전북 군산시장 (군산=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강임준 전북 군산시장이 11일 오후 전주지법 군산지원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선거를 도와달라며 김종식 전 전북도의원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강 시장은 이날 무죄를 선고받았다. 2023.5.11 doo@yna.co.kr후보로부터)

(군산=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강임준 전북 군산시장 후보가 돈 봉투를 줬습니다."

김종식 전 전북도의원은 2022년 5월 6일 언론을 통해 강 시장의 비리를 폭로했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 후보 사무실에서 (강 후보로부터) 흰 봉투를 받았는데, 그 안에 5만원권 다발, 200만원이 들어 있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이튿날 강 시장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며 날카로운 신경전과 함께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 둘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고, 강 후보는 재선에 성공했다.

그로부터 370일이 흐른 11일,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결과는 강 시장의 무죄.

사건을 심리한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정성민 부장판사)는 김 전 도의원의 폭로를 '허위'로 판단했다.

검사가 제시한 공소사실은 강 시장이 선거를 도와달라는 취지로 2022년 4월 2일 민주당 권리당원인 김 전 도의원에게 현금 200만원을 제공하는 등 모두 900만원이 김 전 도의원에게 넘어갔다는 것(공직선거법상 매수)이다

재판부는 김 전 도의원의 엇갈리는 진술에 주목했다.

그는 경찰에서 강 시장 측 인사로부터 돈을 받은 장소를 군산, 날짜를 2022년 4월 21일이라고 했다.

그런데 경찰은 통화 내역 조회를 통해 그날 김 전 도의원이 전주에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김 전 도의원에게 알리자 날짜를 4월 23일로 번복했다.

또 김 전 도의원은 강 시장과 그의 측근으로부터 받은 돈을 현금으로 보관하다가 사용했다고 진술했으나, 계좌에 현금이 입금된 사실이 확인되자 또 말을 바꿨다.

강 시장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날 입었다던 옷도 그날의 사진과 상이했다.

그뿐만 아니라 재판부는 김 전 도의원이 이러한 허위 사실을 진술할 만한 배경도 소개했다.

재판부는 "김종식은 자신이 민주당 도의원 경선에서 낙선하게 된 이유가 강임준이 다른 후보를 지지했기 때문이라고 여겨 배신감을 느꼈다"며 "수사 과정에서 이런 진술을 한 내용이 거듭 확인된다"고 말했다.

또 "김종식은 선거관리위원회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지인에게 금품 수수 자수와 관련해 문의했는데, 자수하면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며 "이는 김종식이 가지고 있던 심리적 부담감을 덜어주어 허위 진술에 이르는 중요한 계기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김 전 도의원은 폭로 이후 경찰에 자수했다.

재판부는 되려 "김종식의 주장은 진위와 관계 없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었다"며 "강임준 입장에서는 (폭로 이후) 김종식을 만나 추가 피해 발생을 막아야 할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 (둘이) 만나거나 연락한 정황을 재산상 이익 제공의 의사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김종식의 진술은 믿기 힘들고,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를 달리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익을 제공한 자와 제공받은 자를 모두 처벌하는 공직선거법 매수죄의 법리상 강 시장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도의원도 무죄였다.

재판을 마친 강 시장은 취재진 앞에서 "내가 부족한 탓에 시민들께 큰 심려를 끼친 것 같다"며 "나를 돌아보는 성찰의 계기로 삼고 어려운 군산 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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