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 부족한 박찬호 저격, 오재원 스스로 이미지 깎아먹었다

김용 2023. 5. 1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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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 해설위원이 간과한 것, 자신이 일반인이 아니라 야구인이라는 것.

은퇴 후 신인 해설위원으로 활약중인 오재원 SPOTV 위원의 한 인터뷰에 야구판이 쑥대밭이 되고 있다.

오 위원은 한 남성지와의 동영상 인터뷰를 통해 해설위원으로 일하는 소회를 밝히던 중 난데 없이 박찬호 얘기를 꺼냈다.

자신은 박찬호가 너무 싫다며, 국제대회 등에서 해설위원으로 일할 때 여러 선수들을 바보로 만들었다는 것이 비판의 주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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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오재원 해설위원이 간과한 것, 자신이 일반인이 아니라 야구인이라는 것.

은퇴 후 신인 해설위원으로 활약중인 오재원 SPOTV 위원의 한 인터뷰에 야구판이 쑥대밭이 되고 있다. 한국야구의 '전설' 중 한 명인 선배 박찬호를 작심 저격해서다.

오 위원은 한 남성지와의 동영상 인터뷰를 통해 해설위원으로 일하는 소회를 밝히던 중 난데 없이 박찬호 얘기를 꺼냈다. 자신은 박찬호가 너무 싫다며, 국제대회 등에서 해설위원으로 일할 때 여러 선수들을 바보로 만들었다는 것이 비판의 주 이유였다.

다시 말해 야구 선배인 박찬호가 선수들 입장을 대변하지 않고, 쓴소리를 하는 것에 선수들이 이미지상 좋지 않게 낙인찍힐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게 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한다기보다, 자신과의 악연 때문에 갑작스러운 저격성 발언을 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재원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로 뛸 때 박찬호와의 사건이 있었다. 박찬호가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뛸 때 두산 베어스 소속이던 오재원을 상대했는데, 당시 파울 타구가 오재원의 발을 때렸지만 박찬호는 공에 맞지 않은 오재원이 파울로 만들기 위해 발에 맞지 않은 채 연기를 했다고 오해한 것. 해설 중 오재원이 타석에 들어서자 이 문제 뉘앙스를 풍기는 발언을 했고, 논란이 되자 결승전을 앞두고 자신의 발언을 정정하며 미안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오재원 입장에서는 충분히 화가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박찬호라는 거물의 말 한 마디에 자신이 타석에서 '사기'를 친 사람이 될 뻔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박찬호의 진심어린 사과가 없었다면, 오재원이 한참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안좋은 마음을 갖고있을 수 있다는 것도 충분히 이해는 간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는 성급했다. 자신이 이제 은퇴를 하고 일반이이 됐기에, 자유롭게 의견을 피력할 수 있다는 전제였는데 오재원은 선수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야구 중계를 시청하는 방송사의 해설위원이다. 야구인이라는 뜻이다. 자신의 언행에 야구계가 크게 휘청일 수 있다는 걸 알았어야 했다. 정말 야구계와 동떨어진 일을 하며, 지나간 일에 대해 인터뷰를 하든 욕을 하든 했다면 이 정도로 일이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야구 매체가 아닌 남성 매체였다고 해도 말 한마디가 한 순간 전국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요즘 시대인데 더 신중했어야 했다.

그리고 야구인이어도 억울함을 표시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화난 것을 가지고, 국민을 거론하며 감사한 마음을 모른다는 등의 발언은 지나쳤다. 자신이 나쁘게 보는 사람은, 모든 국민이 나쁘게 생각해야 한다는 논리인데 너무 감정적이었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싸울 거라면 박찬호 때문에 피해를 본 선수들의 사례도 더 구체적으로 거론했어야 했다. 예를 들어 도쿄올림픽 당시 더그아웃에서 껌을 씹는 강백호(KT)를 비판한 박찬호에 대해 선수 본인은 속상했겠지만 국민들은 지적이 지나치다고 반감을 갖고 있을까.

오 위원은 현역시절 불같은 언행으로 자주 구설에 오른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해설위원으로 변신하고 호평을 받고 있었다. 다른 베테랑 해설위원들도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선수 시각의 해설로 주목을 받았다. 작전 상황에 대해 자세하게 풀어주고, 실책이 나오면 왜 그 선수가 그런 플레이를 했는지에 대한 설명 등은 정말 참신했다. 하지만 이번 뜬금 없는 인터뷰 하나로 잘 쌓아가던 이미지가 한 번에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틀에 박힌 해설을 비판하고 싶었다면, 딱 거기까지여야 했다. 박찬호에게 사과를 받고 싶었거나, 응어리를 풀고 싶은 마음이라면 다른 방식을 선택했어야 했다. 자신이 그렇게 강조한 이미지를 스스로 깎는 행동이 됐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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