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제빵은 손끝에서 남는단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 모친
1945년 제과점 '상미당' 창업
남편 허창성은 빵 만들고
본인은 경영관리 도맡아
그룹모태 삼립식품으로 키워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모친이자 삼립식품(현 SPC삼립) 창업주인 고(故) 허창성 명예회장의 부인 김순일 여사(사진)가 지난 10일 별세했다. 향년 101세.
1923년 황해도 옹진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2년 허 명예회장과 만나 결혼했으며, 허 명예회장이 1945년 창업한 제과점 '상미당'(삼립식품의 전신)을 함께 운영했다.
고인은 허 명예회장에게 인생의 동반자이자 든든한 경영 파트너였다. 창업 초기 허 명예회장은 제빵기술이 뛰어나 생산관리를 담당했고, 고인은 경영관리 분야에서 활약했다. 고인은 활동 당시 "제빵은 손끝에서 남는다"고 강조했다. 손끝에 정성이 모이면 맛이 더 좋아진다는 뜻으로, 빵을 만들 때 마음가짐과 제빵업에서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삼립식품 창립 이후에는 이사와 감사로 경영에 적극 참여해 회사의 기틀을 닦고 내실을 다지는 데 크게 기여한 회사의 공동창업자다.
허 명예회장은 자서전 '미래를 살아가는 지혜'에서 "아내를 빼놓고 회사를 거론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할 만큼 역할이 컸다"며 "출발부터 삼립식품을 확고부동한 반석 위에 올려놓기까지에는 항상 아내의 공과 덕이 뒤따랐다"고 회고했다.
그는 아내의 관리 능력에 대해 "아내는 고비마다 몸소 뛰었다. 문제가 생기면 명석한 판단으로 실마리를 풀었고, 타고난 재질과 해박한 지식은 경영철학만큼이나 엄정해서 편견이나 선입견을 앞세우는 일이 없었다"면서 "합리적 판단이 필요한 기업의 재무 및 인사 등에 있어서 아내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자신의 단점을 아내가 늘 보완해줬다며 "아내는 내가 갖지 못한 경영관리 능력으로 회사를 육성해 왔으니 나에게는 행운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허 명예회장은 2003년 8월 별세했다.
아들인 허영인 회장은 효심이 남다른 것으로 전해진다. 허 회장은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 당시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삼립식품을 2002년 되찾아온 직후 "삼립식품은 첫 직장이었고, 부모님의 업적으로 이룬 회사였기 때문에 항상 애착을 갖고 있었다"면서 부모님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밝힌 바 있다.
유족은 허 회장 등 6남1녀이며,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13일 오전이고, 장지는 경기도 이천시 선산이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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