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한풀이를 다짐한 신유빈 “이번엔 메달 딸래요”
‘탁구 요정’ 신유빈(19·대한항공)은 국가대표 요람이라 불리는 진천선수촌에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수험생처럼 새벽 별을 보며 운동을 시작해 달이 떠오르는 밤까지 구슬땀을 흘린다. 신유빈이 힘든 훈련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것은 이제 라켓을 들어도 아프지 않아서다.
신유빈은 11일 진천선수촌에서 기자와 만나 “다친 손목이 아프지 않아 운동을 할 수 있고, 훈련한 만큼 실력도 오른다. 이번엔 꼭 메달을 따겠다”고 웃었다.
신유빈은 2021년 휴스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손목을 다치면서 64강에 기권한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이 부상으로 두 차례 수술대에 올랐는데,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신유빈은 20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개막하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원래 탁월한 기술로 눈길을 끌었던 신유빈은 이제 힘있는 탁구도 자랑하고 있다. 신유빈이 부상으로 잠시 라켓을 내려놨던 사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파워를 끌어올린 덕분이다.
오광헌 여자탁구대표팀 감독은 “과거 한국 탁구가 전성기를 누렸던 비결은 파워 탁구”라면서 “신유빈을 포함해 모든 선수들이 극한의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유빈은 “휴스턴 대회는 실력이 아닌 부상으로 귀권해 아쉬움이 너무 많았다”면서 “이번에는 후회없이 대회를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전 종목 출전권을 따낸 신유빈은 특히 임종훈(28·한국거래소)과 호흡을 맞추는 혼합복식에서 주목받고 있다. 주세혁 남자탁구대표팀 감독은 “두 선수가 혼합복식에서 8번 시드를 받았다. 메달을 노릴 만하다”고 전했다.
임종훈이 백핸드에서 힘있는 공격을 풀어간다면 신유빈은 포핸드로 힘을 보탠다. 신유빈은 “(임)종훈 오빠는 정말 잘하는 선수”라며 “혼자 싸우는 단식과 달리 복식은 외롭지 않아 든든하다”고 강조했다. 임종훈도 “유빈이와 난 잘 맞는 편이다. 유빈이도 공격적인 부분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신유빈의 휴스턴 한풀이는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메달 색깔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신유빈은 “올해는 참 큰 대회들이 많다”며 “모두 우리 나라를 대표해 나가는 대회들이라 정말 메달을 따고 싶다. 아시안게임은 이번이 첫 출전인데 설레고 두근거리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유빈은 자신을 달래는 법도 배워야 한다고 느낀다. 그가 훈련량을 과도하게 늘릴 때는 손목에 통증을 느끼고 있어서다.
신유빈은 “훈련의 강도 조절을 잘해야 하는 게 내 임무”라면서 “부상을 잘 관리하면서 성적도 내고 세계랭킹도 올리고 싶다. 앞으로 많이 노력할 테니 응원해달라”고 말했다.
진천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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