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코리아] 10년 넘게 ‘올인’해도 승인 확률 10%…백신 개발 해답은 ‘플랫폼’

김양혁 기자 2023. 5. 1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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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텍, 백신 R&D 플랫폼 기술 개발 공유
플랫폼 하나로 다수 적응증 대응 가능
“우수 플랫폼 활용해 수입산 백신 국산화”
코로나바이러스와 전령리보핵산(mRNA), 백신 주사 이미지.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은 코로나바이러스의 돌기를 만드는 mRNA를 인체에 주사해 면역반응을 유발한다. /미 오리건주

믿을 건 역시 플랫폼이다. 플랫폼 하나만 확보하면 특정 약물이나 질환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에 적용할 수 있다. 플랫폼 하나로 다수의 기술 수출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뒤를 이어 언젠가 등장할 새로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한 바이오 안보와도 직결한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이런 백신 플랫폼 개발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 코리아 2023에서는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개발 중인 백신 연구개발(R&D)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사례를 공유한 바이오 기업의 관계자들은 “백신 R&D 핵심은 플랫폼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가 메신저리보핵산(mRNA)으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한 지 1년 만에 제품을 내놓으면서 플랫폼 기술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mRNA 플랫폼을 신약 개발에 적용하면 개발 기간을 줄이고 성공 가능성도 그만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개발부터 허가, 시판까지는 평균 10년이 걸린다. 어렵게 임상에 진입하더라도 최종 허가를 받을 확률은 10%에 그친다. 이는 신약 개발 환경이 발전한 미국에서의 사례로 그보다 열악한 한국은 기간도 더 길어지고 성공 확률도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하나의 플랫폼을 개발하면 다양한 질환이나 증세로 확대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mRNA의 가능성을 확인한 화이자와 모더나는 인플루엔자(독감)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와 같은 호흡기 질환부터 항암 분야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자궁경부암 유발하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모식도. /위키미디어

김홍진 포스백스 대표는 이날 “2004년부터 바이러스유사입자(VLP) 플랫폼을 활용해 9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며 “현재 12개국에서 제조 특허 25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9가 HPV 백신은 높은 접종 비용으로 국가예방접종사업(NIP) 적용에 한계가 있다”며 “국산화를 통해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자 임상 시험을 빠르게 마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9가 HPV 백신은 미국 머크(MSD)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2가와 4가 백신도 있지만, 대다수 접종 인원은 9가 백신을 찾는다. 2가와 4가가 각각 2가지, 4가지 감염을 예방하지만, 9가는 9가지에 대응할 수 있어서다.

포스백스가 집중하는 VLP는 외형은 바이러스와 비슷한 형태를 보이지만 유전 물질이 없어 백신으로 활용될 경우 안전하고 높은 면역원성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포스백스는 VLP를 활용해 HPV 외에도 알츠하이머, 항암제로 대상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유바이오로직스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유코백-19. /유바이오로직스

뒤이어 발표자로 나선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세균백신을 개발하는 플랫폼이 임상 3상까지 통과하면서 입증을 완료했다”며 “새로 개발하는 백신에 대해서도 이미 좋은 자료가 확보돼 있어 시장에 진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다당-단백질 접합기술(EuVCT)과 바이러스백신을 개발하는면역증강제기술(EuIMT)을 보유 하고 있다.

EuVCT는 감염균의 다당협막에 보조 단백질을 접합해 세포성 면역을 유도하는 기술이다. 장티푸스접합 백신, 수막구균 접합 백신, 폐렴구균 접합 백신 개발에 활용 중이다. EuIMT는 바이러스 항원단백을 유전자재조합으로 생산하고 면역증강제를 혼합해 세포성 면역을 유도한다. 코로나19 백신과 RSV 백신, HPV 백신, 대상포진 백신 연구에 쓰이고 있다.

차세대 mRNA 백신 개발 사례도 공유됐다. 최유화 큐라티스 전문위원은 “차세대 mRNA 백신을 개발 중으로, 기존 백신의 경우 하나의 항원을 생성하는 게 일반적인데 회사가 개발 중인 제품은 적게는 5배에서 많게는 50배에 달하는 다량의 항원을 만드는 기전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큐라티스가 개발 중인 세포 투과 펩타이드(CPP) 플랫폼은 RNA 약물을 코팅해 전달하는 약물 전달 기술이다. 세포 내 단백질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19 백신은 물론,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결핵 백신, 세포치료제와 다양한 치료제 영역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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