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엔데믹’ 선언, 기업들은 어떻게 달라지나
11일 정부가 사실상 코로나 19의 ‘엔데믹(독감 수준의 풍토병으로 전환)’을 선언한 가운데, 기업들도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갈 준비에 바쁜 모습이다. 회사 내 방역지침을 해제하고, 직원식당 등에 설치해 놓았던 가림막을 제거하는 등 지난 3년여간 적용해 왔던 조치들을 원상 복구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직원들의 활동을 제한해 온 사내 방역 지침은 대부분 해제돼 가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실내 행사, 교육, 회의, 통근버스에서의 임직원 마스크 착용을 최근 전면 자율화했다. LG전자도 이날 정부가 코로나 19 위기경보 수준을 하향하고 격리 7일 의무를 5일 권고로 전환함에 따라 내부 지침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지난해 말~올해 초부터 정부 방역 지침이 점진적으로 완화돼 온 만큼, 이미 대다수 기업들은 코로나 19 이전으로 돌아갈 준비를 상당 부분 마쳐 놓은 상태다. 마스크 착용이 대표적이다.
한 화학업체 직원은 “회의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하고 있었지만 권고 사항이어서 그동안에도 별다른 제약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3월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임직원 및 매장 내 파트너사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자율로 변경하고, 직원식당 등에 설치했던 가림막을 제거해 온 바 있다.
사실상의 엔데믹 선언은 그동안 진행돼 온 기업들의 방역 완화 움직임에 ‘마침표’를 찍는 역할을 하게 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발표에 따라 확진자 의무 격리와 매장 내 병원용 마스크 착용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측도 “코로나 19 위기경보 수준이 낮아지는 시점이 다음달 1일이기 때문에 매장 관리나 근무를 어떻게 해야할지 세부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팬데믹이 한창이던 시절 기업들이 도입한 재택·유연근무는 엔데믹 이후에도 대체로 이어질 전망이다. 정보통신기술(ICT)업계가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7월부터 운영해 온 원격 근무를 허용하는 ‘커넥티드 워크’ 제도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SK텔레콤도 구성원 자율 기반의 ‘Work From Anywhere(어디서나 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주 1회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제조업계도 본사 오피스 근무자들의 재택근무 시스템은 유지되는 분위기다. 한 중공업체 관계자는 “한 달에 세 번 쓸 수 있도록 한 재택근무나, 코로나 19 기간에 마련한 거점오피스 제도 등은 그대로 이어 갈 예정”고 말했다.
유통가에는 대면쇼핑 등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벌써 감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매분기 백화점·마트·편의점 등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집계하는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는 지난해 64에서 올해 73으로 반등한 바 있다. 그러나 대형마트 등은 이미 올 초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은 곳이 대다수라 이번 엔데믹 선언에 따른 매출 체감도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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