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뺏긴 네·카 '경쟁력' 있나?…구글·MS 챗봇에 물어봤더니

이민후 기자 2023. 5. 1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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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연설 중인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사진=연합뉴스)]

글로벌 플랫폼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이 챗봇 경쟁에 나서면서 하반기 출시를 앞둔 한국 기업들의 챗봇 경쟁력과 사업화 가능성이 우려됩니다. 

구글은 현지시간 10일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I/O)'에서 인공지능(AI) 챗봇 '바드'(Bard)를 미국과 한국을 포함해 180개국에 공개했습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는 "오늘부터 바드 이용을 위한 대기자 명단 운영을 종료한다"고 밝혔는데요. 사실상 '바드' 전면 공개에 나서겠다는 의지입니다.

앞서 구글은 지난 3월 오픈 AI의 챗GPT 대항마로 '바드'를 미국과 영국 이용자에게 일부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출시된 챗GPT와 바드의 본격적인 챗봇 전쟁이 시작됩니다.

바드 vs. 챗GPT
바드와 챗GPT는 목적성에 따라 사용 용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최신 정보를 정확하게 얻고 싶다면 바드를, '창의적인' 글쓰기를 원한다면 챗GPT를 고르면 됩니다. 

현재 챗GPT 중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버전은 2021년 9월까지의 정보만 반영 됐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통령을 묻는다면 챗GPT는 아직까지 '문재인 대통령'을 대답합니다. 반면 바드는 실시간으로 정보를 수집해서 답변을 줍니다.
 

오늘(11일) 바드와 챗GPT에게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습니다.

바드는 "바드와 챗GPT의 차이점은 챗GPT는 2021년까지의 데이터만 학습한 반면 바드는 웹 정보를 기반으로 가장 최신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라며 "바드는 챗GPT보다 정보의 최신성과 신뢰성에서 앞설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바드는 챗GPT를 본인이 앞선다고 주장했지만 바드 역시 "창의적인 텍스트 형식을 생성할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한 경우 챗GPT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고 에둘러서 말했습니다.
 

챗GPT는 "대화와 창의적인 글쓰기에 중점을 둔다면 챗GPT가 더 적합할 수 있고, 예의 바른 대화와 부적절한 내용을 피하고자 한다면 바드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고 답했습니다. 

두 챗봇은 응답속도와 정확성 둘 다 개선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적 맥락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가령,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라며 말을 건넸지만 두 챗봇은 '능력 밖의 일'이라며 대답을 거부했습니다.

K-챗봇, 바드·챗GPT 넘을까?
이제 K-챗봇이 MS가 이끄는 챗GPT와 구글이 이끄는 바드의 아성을 뛰어넘을지 미지수입니다.

한국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LG, SK텔레콤, KT 등이 뛰어들었지만 완성된 생성형 AI가 나오진 않았습니다. 생성형 AI가 완성된 직후에 챗봇 등 서비스로 출시할 수 있는데 아직 생성형 AI도 걸음마 상태입니다.

현재 단계에서 챗GPT와 바드는 한국의 챗봇이 본인들을 이길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챗GPT는 "이길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된다"며 "챗GPT와 같은 규모와 성능을 완전히 따라잡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바드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바드는 "동일한 수준의 성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리소스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물론 두 챗봇 역시 K-챗봇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우리나라 챗봇이 아직 출시되지 않은 만큼 맞붙어야 제대로 된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걱정되는 건 시장지배력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챗봇 출시가 미뤄지면서 시장 점유율을 뺏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MS는 검색 엔진 빙을 통해 구글이 지배하는 검색 시장 '왕좌 탈환'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빙은 지난해 말 첫 출시 후 점유율이 1.6%에서 올해 3.0%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검색 시장은 여전히 네이버가 꽉 잡고 있습니다. NHN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검색엔진 검색 점유율은 네이버 62%, 구글 31%, 다음 5% 수준입니다.

하지만 검색 시장에 챗GPT를 탑재한 빙, 바드를 탑재한 구글이 진입하면서 '챗봇' 시장을 비롯한 국내 검색엔진 시장에 전운이 감도는 형국입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네이버나 카카오가 출시가 늦을수록 구글이 시장을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챗GPT 등 챗봇이 국내 시장에서 막대한 마케팅 효과를 누렸기 때문에 바드를 탑재한 구글이 들어온다면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을 빼앗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챗GPT, 그게 돈이 됩니까?
여기에 이어 사업화 가능성도 문제입니다. 오늘 구글의 바드 공개 이면에는 생성형 AI의 '사업화'라는 측면입니다. 

바드는 '팜2'라는 구글의 생성형 AI를 활용한 챗봇 서비스이고, 챗GPT는 'GPT'라는 오픈 AI의 생성형 AI를 활용한 서비스입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는 "'팜2'가 탑재된 우리의 바드를 지메일과 사진, 화상회의(Meet) 등에도 결합할 예정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즉, 바드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사의 서비스와 결합해 '사업화'를 꿈꾸겠다는 겁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자사 검색엔진 '빙'에 챗GPT를 도입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오늘 나온 구글의 IO는 바드의 출시보다 생성형 AI '사업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핵심이다"라며 "향후 국내 플랫폼 기업이 만든 생성형 AI를 유료화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라고 밝혔습니다.

네이버는 챗GPT보다 한글 데이터를 6500배 더 학습한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오는 7월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하이버클로바X를 백본 모델로 향후 '서치GPT'라는 활용 가능한 모델로 출범하는데요. 네이버는 자사의 '검색' 서비스에 이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카카오는 한국어 특화 언어모델인 생성형 AI ‘코지피티’(KoGPT)를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입니다. 챗봇의 형태도 있겠지만 언어·이미지·헬스케어 서비스로 생성형 AI를 활용할 계획인데요. 이들 서비스는 일러도 연말에야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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