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서 걷거나 뛰지 마세요'…여전한 지하철 안전 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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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거나 뛰지 마세요. 넘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11일 오후 1시쯤 부산 도시철도 연산역 에스컬레이터에는 안전사고 안내 음성이 연신 울렸다.
임옥근 동아대 경찰소방학과 교수는 "지하철역에서 안전수칙 방송이 자주 나오지만 의무가 아니어서 이를 지키는 승객이 거의 없다"며 "에스컬레이터 폭을 '한줄 서기' 정도로 하는 대신 바쁜 승객을 위해 계단을 함께 만드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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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사항 아니라 대체로 미준수…작년 에스컬레이터 사고 급증
(부산=뉴스1) 노경민 조아서 기자 = "걷거나 뛰지 마세요. 넘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11일 오후 1시쯤 부산 도시철도 연산역 에스컬레이터에는 안전사고 안내 음성이 연신 울렸다.
환승 구간 에스컬레이터에는 뛰는 모습에 금지가 표기된 그림과 함께 '빨리빨리보다는 안전이 중요합니다', '손잡이를 잡읍시다' 등의 안전 문구가 여러 개 적혀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안전 조치가 무색할 만큼 에스컬레이터 여기저기에서 걷거나 뛰는 승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하철 스크린도어가 열리자 승객들은 에스컬레이터에 타 빠른 걸음으로 올라갔다. 반대편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출입문이 닫힙니다'라는 열차 음성에 놀라 쿵쿵 소리를 내며 뛰어 내려오는 승객들도 적지 않았다.
역사 안내 도우미 정모씨(70대)는 "몇 분이라도 더 빨리 지하철을 타려고 에스컬레이터에서 뛰어 내려오다가 승객들끼리 부딪히는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며 "사고가 꽤 자주 일어나지만 안내 도우미가 '걷거나 뛰지 말라'고 강제할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에스컬레이터 안전 준수사항은 승강기 안전관리법상 이용자의 준수 사항일 뿐 의무 사항은 아니다.
이미 익숙해져 버린 에스컬레이터 '한줄 서기'도 바쁜 승객은 왼편으로 걸어 올라갈 수 있게 하는 차원에서 시행 중인 만큼 안전수칙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면역에서 만난 김효정씨(24)는 "평소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안전 수칙을 읽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며 "지나가다 가끔 보이기는 하지만 세세하게 읽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지난 10일 안전수칙 미준수로 승객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낮 12시4분께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다대포항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던 승객 A씨가 뒤에서 걸어오던 남성 승객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오른편으로 이동하다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이때 A씨는 위에 있던 승객 1명과 아래에 있던 승객 2명과 함께 에스컬레이터 아래로 굴러떨어졌고, 이중 1명이 두부출혈 등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친 승객들의 연령대는 50대부터 70대까지였다.
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2019년 18건→2020년 15건→2021년 14건으로 감소하다 2022년 21건으로 증가했다. 사고의 90%는 걷고 뛰거나 손잡이를 잡지 않는 등의 이용자 과실로 발생했다.
특히 신체가 불편한 고령층의 사고가 빈번하다. 취재진이 방문한 연산역에서는 2010년 70대 여성이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지면서 뒤에 있던 수십명의 승객이 줄줄이 넘어지는 대형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부산교통공사는 안전 수칙이 권고 사항에 그치는 만큼 안전사고 홍보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또 안전 대책의 일환으로 고령 승객이 많은 연산역, 서면역, 자갈치역, 사상역, 덕천역에서는 저속 에스컬레이터가 운행되고 있다.
임옥근 동아대 경찰소방학과 교수는 "지하철역에서 안전수칙 방송이 자주 나오지만 의무가 아니어서 이를 지키는 승객이 거의 없다"며 "에스컬레이터 폭을 '한줄 서기' 정도로 하는 대신 바쁜 승객을 위해 계단을 함께 만드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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