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외도한 카드사에 뿔났나… 삼성페이 '무료 수수료' 연장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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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결제 '삼성페이'를 운영하는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무료 수수료' 계약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전 카드사에 통지했다.
카드사들은 최근 국내 도입된 미국 애플사의 애플페이처럼 삼성전자도 수수료를 '유료화'하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아직 애플페이를 도입하지 않은 카드사의 수수료 지출을 늘려 애플과의 협상에 부담을 주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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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결정된 바 없다"지만… 업계선 우려
"무료 믿고 확산 힘썼는데, 소비자 혜택 줄 수도"
간편결제 '삼성페이'를 운영하는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무료 수수료' 계약을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전 카드사에 통지했다. 카드사들은 최근 국내 도입된 미국 애플사의 애플페이처럼 삼성전자도 수수료를 '유료화'하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1위인 삼성페이 수수료가 유료화될 경우 소비자 혜택도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모든 국내 카드사에 '8월 10일 이후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삼성전자가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은 2015년 삼성페이 도입 이후 8년 만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전 카드사들과 '무료 수수료' 계약을 맺고 매년 계약을 연장해 왔다. 그러나 올해 삼성전자는 계약서상 '계약 만료일 3개월 전(5월 10일)까지 어느 한쪽이라도 이견이 있을 경우 계약이 연장되지 않는다'는 조항을 근거로 연장 불가 방침을 기습 통지한 것이다.
카드사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수년간 카드사들이 '무료 수수료'를 믿고 삼성페이 보급에 힘써왔는데 뒤통수를 맞았다는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수수료 유료화 여지를 뒀다면 이렇게 빨리 삼성페이가 확산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삼성페이 이용자 수는 1,600만여 명으로 사실상 협상의 주도권은 삼성전자 쪽으로 기운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현대카드에 이어 다른 카드사들도 애플페이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자 삼성전자가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며 "애플페이를 돈 내고 쓸 거면, 삼성페이도 돈 내고 쓰라는 것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아직 애플페이를 도입하지 않은 카드사의 수수료 지출을 늘려 애플과의 협상에 부담을 주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유료화'로 전환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현재까지 삼성전자가 카드사에 통보한 내용은 '계약 연장 불가'지 '유료화'는 아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수수료 유료화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8월 10일 전까지 개별 카드사들과 구체적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페이 사용량에 따라 수수료 차등을 둔 개별 협상안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유료화로 결정된다면 카드 소비자들의 혜택 축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삼성페이 수수료 지출이 새로운 비용으로 잡힐 경우 카드사 수익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미 가맹점 수수료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에 수수료까지 지불한다면 남는 게 없다"며 "당연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혜택도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당국은 수수료 문제는 민간 자율 영역이지만 소비자에 대한 비용 전가 문제는 개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당국은 애플페이 도입 당시 "신용카드사는 애플페이와 관련된 수수료 등의 비용을 고객 또는 가맹점에 부담하게 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국 관계자는 "수수료 무·유료화 문제에 당국이 개입할 근거는 없다"면서도 "다만 애플페이 때와 마찬가지로 카드사들이 수수료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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