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에 난기류 정보… 날씨 정보를 팝니다

성유진 기자 2023. 5. 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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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날씨 테크’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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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타트업 '세일드론'의 해양 드론. /세일드론

IBM 자회사 ‘더 웨더 컴퍼니’는 사우스웨스트항공 같은 미국 항공사에 날씨 정보 프로그램을 팔고 있다. 각종 기상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비행 도중 난기류와 악천후를 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컨대 정해진 항로에 심각한 돌풍이 예상된다고 ‘더 웨더 컴퍼니’가 알려주면 기장이 관제소와 소통해 경로 전환 허가를 받는다.

주로 기상 당국의 영역이었던 날씨 예보에 민간 기업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바다 위로 드론을 띄워 허리케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AI를 활용해 각종 공공·민간 데이터를 정밀하게 분석한다. 기술 발전과 함께 ‘날씨 테크’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이상 기후 현상이 점점 잦아지고 있고, 그에 따라 날씨 정보를 사려는 경제 주체들의 수요도 늘었다.

요즘 각광받는 분야는 기상 예보를 맞춤형으로 가공해 기업에 파는 사업이다. 미국 보스턴의 ‘투머로우닷아이오’는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같은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날씨 데이터에 민간 데이터, 자체 날씨 예측 알고리즘 기술을 덧붙여 기업별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예컨대 건설 업체엔 작업장 주변의 낙뢰 위험을 예측해주고, 운송 업체엔 안개 발생 위험이 높은 경로를 경고해준다. 델타항공, 포드, 우버가 이 회사의 고객이다. 올해부터는 자체 기상위성도 발사해 예보 품질을 높일 예정이다. 미 공군이 이 프로젝트에 1930만달러(약 260억원)를 지원했다.

2018년 허리케인 '마이클'이 미국 플로리주를 강타한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스타트업 ‘세일리언트 프리딕션’은 독일계 화학기업 바스프를 비롯해 여러 고객사를 두고 있다. 이 업체는 해양 염도 같은 각종 데이터와 머신 러닝을 활용해 최장 12개월 후의 날씨 정보까지 제공한다. 예컨대 바닷물 염도가 평소보다 높아지면 많은 물이 증발했다는 의미로, 인근 지역에서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정보들을 토대로 강우 시기를 예측하면 종자 종류나 파종 시기 등을 조절해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기상 관련 데이터 수집에 집중하는 회사도 있다. 2012년 설립된 ‘세일드론’은 해양용 드론 100여 대를 이용해 바다에서 기상 데이터를 수집한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1억9000만달러(약 2500억원)가량의 누적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해양 드론 몸체엔 센서와 레이더, 고해상도 카메라 등이 달려 있다. 자체 풍력·태양열 발전과 자율주행 시스템을 갖춰 기지로 돌아오지 않고 장기간 활동도 가능하다. 회사 측은 “해상 데이터를 활용해 폭풍 경로 등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재작년엔 NOAA와 협력해 허리케인 내부로 진입해 데이터를 모으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기상 예보 정확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기상학자들은 많은 기업이 그들이 주장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으며 이들 예보는 정부가 제공한 데이터보다 아주 약간 더 나을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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