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위한 소통은 불필요"…中, 美와 국방장관 회담 거부

박종화 2023. 5. 1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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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화 제안에 중국이 콧대를 높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중국이 최근 미국 측에 내달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미·중 국방장관 회의를 열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미국은 올해도 샹그릴라 대화 기간에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리상푸 중국 국방장관 간 회담을 열자고 중국 측에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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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에 샹그릴라 대화서 국방장관 회담 제안
中 "소통에 필요한 조건이 먼저"…규제 완화 요구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국의 대화 제안에 중국이 콧대를 높이고 있다. 미국이 먼저 국방장관 회담을 요청했지만, 중국은 ‘소통만은 위한 소통은 필요없다’며 퇴짜를 놨다. 대화에 나서려면 대중(對中) 규제 등을 먼저 해제해야 한다는 압박 메시지로 해석된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사진=AFP)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중국이 최근 미국 측에 내달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미·중 국방장관 회의를 열기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샹그릴라 대화는 아시아 최대 안보회의로 미·중 국방장관은 거의 매회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양자회담을 개최했다. 이에 미국은 올해도 샹그릴라 대화 기간에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리상푸 중국 국방장관 간 회담을 열자고 중국 측에 제안했다. 리 부장이 지난 3월 취임한 이후 아직까지 두 사람이 직접 대면한 적은 없다.

미 국방부는 “미국은 (중국과) 대화 채널을 열기를 원하지만, 중국은 미국이 요청한 여러 고위급 대화 요청을 무시하거나 거부·취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주미 중국대사관은 “양국은 (대화에) 필요한 소통을 하고 있다”며 일축했다.

FT는 중국이 대화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과 관련, 반도체 수출 규제 등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제재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류펑유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이달 초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소통만을 위한 소통은 필요없다”며 “미국이 소통에 필요한 조건과 분위기를 맞추고 중·미 관계를 올바른 궤도로 되돌릴 수 있도록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대중 제재를 완화·해제하는 것이 먼저라는 얘기다.

같은 이유로 중국은 오스틴 장관뿐 아니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하는 것도 거부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중국 정찰풍선 사건으로 취소된 방중을 재추진하고 있지만 중국의 반응은 냉랭하다.

FT는 미·중 고위급 간 대화 단절이 길어질수록 두 강대국의 갈등에 따른 다른 나라들의 불안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반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미국이 대화에 열려 있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국은 전략적 목표를 위해 타협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종화 (bel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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