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코인 이상거래 의혹’ 김남국 진상조사 본격화
돈봉투 의혹에 이어 김남국 의원의 수십억원대 가상자산(코인) 이상 거래 의혹이라는 악재를 떠안은 더불어민주당은 11일 금융인 출신 의원들로 구성된 진상조사팀 첫 회의를 열고 사태 수습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공직자 재산신고 대상에 가상자산을 포함하는 입법도 당 차원에서 추진하기로 했다.
조사팀장을 맡은 김병기 의원은 “지금까지 의혹 제기된 내용들에 대해 (조사를) 할 것”이라며 “(김 의원의) 코인 거래내역을 살펴보면 의혹의 상당 부분이 해소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간 조사위원 선정 여부에 대해선 “지금 섭외는 해 놓은 상태”라고 했다. 김 의원의 허위 재산신고 의혹과 가상자산 관련 입법에 따른 이해충돌 여부를 두고는 “전반적인 것을 살펴보겠다”면서도 “이해충돌 여부까지 살펴봐야 할지는 이론이 있다”고 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이날 회의에는 금융인 출신 홍성국·이용우 의원과 변호사 출신 김한규 의원도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취재진의 각종 질문에 “지금 답변할 수 있는 게 없다”라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조사팀에 합류한다고 알려진 김한규 의원의 경우 “아직 (팀에 합류)할 지 결정된 게 아니다. 오늘은 인사만 하러 온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사팀은 향후 김남국 의원한테 코인 거래 관련 추가 자료를 건네받아 검토한 뒤 본인 소명을 듣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가상자산은 부동산 정책 실패로 2030세대의 공분을 산 민주당이 함부로 건드리기 어려운 영역이었다. 문재인정부 시절 취업난 심화와 집값 상승으로 재산 증식의 기회를 잃고 박탈감에 빠진 청년들에게 가상자산은 사실상 유일한 '계층 이동 사다리'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결국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보유한 채 제도 정비에 손 놓고 있던 사이 ‘법망 미비’를 현역 국회의원이 활용해 돈벌이에 활용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여권은 공세를 퍼부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민주당의 대표적 청년 정치인이라고 하는 김 의원의 도덕적 파탄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공직자들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재산등록 대상에 포함하고,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김남국 방지법’이 시급히 도입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김남국 코인 논란’으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전체회의 문턱을 넘었다. 이번에 통과한 법안은 가상자산사업자의 고객자산 보호 및 불공정거래 규정과 처벌에 중점을 뒀다. 법안은 우선 가상자산 의미를 명백히 규정했다. 가상자산을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써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로 정의한 것이다.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등은 가상자산에서 제외했다.
다음으로 이용자 자산 보호를 위해 가상자산사업자에게 △고객 예치금의 예치·신탁 △고객 가상자산과 동일종목·동일수량 보관 △해킹·전산장애 등의 사고에 대비한 보험·공제 가입 또는 준비금의 적립 △가상자산 거래기록의 생성·보관 등을 의무화했다. 또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 △시세조종 행위 △부정거래 행위 등을 불공정 거래 행위로 규정했다. 이를 위반하면 형사 처벌뿐 아니라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고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배민영·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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