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vs 증권, 투자일임업 두고 밥그릇 싸움

박은경 2023. 5. 1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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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과 증권업계가 투자일임업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은행에서는 비이자수익을 늘릴 수 있도록 투자일임업을 전면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증권업계에서 제동을 걸었다.

투자일임업은 증권사의 고유 업무로 은행이 나설 때 증권사의 경쟁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금융위는 은행권에 투자일임업 전면 허용에 따른 리스크 관리방안과 증권사 투자일임과의 차별화 방안을 추가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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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은행·증권 차별적 활용안 보여줘야"
은행에 채무·담보권신탁·세무·법률서비스 허용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은행권과 증권업계가 투자일임업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은행에서는 비이자수익을 늘릴 수 있도록 투자일임업을 전면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증권업계에서 제동을 걸었다. 투자일임업은 증권사의 고유 업무로 은행이 나설 때 증권사의 경쟁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다.

11일 금융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제8차 실무작업반'에서 은행연합회는 "투자일임이 ISA에 한정돼 있어 은행 고객들이 원스톱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받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전면 허용이 어렵다면 공모펀드 및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부문 허용이라도 해달라"고 밝혔다.

은행연합회는 "은행이 투자일임을 할 수 있게 되면 기관과 고액 자산가뿐 아니라 소액투자자와 은퇴자 및 고령자까지 은행에서 자산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동일 기능-동일 리스크-동일 규제' 측면에서도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은행의 투자일임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만 한정돼 있다. 투자일임업이란 투자자로부터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투자 판단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일임받아 대신 운용해 주는 서비스다.

금융위원회 간판 현판 이미지. [사진=아이뉴스24 DB]

◆ 은행 "부분 허용이라도"…증권 "소비자 보호 우려"

그러나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업계의 핵심 업무를 은행의 안정적 수익 확보만을 위해 허용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며 "중소증권사의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증권업계의 다양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신뢰와 안정성에 중점을 두는 은행에 투자일임을 허용하는 건 소비자 보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은행이 고객 자산 관리를 맡았다가 손실이 날 경우, 은행업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는 만큼 적합하지 않다는 취지다.

민간 전문가와 연구기관에서도 의견이 양분됐다. 이에 금융위는 은행권에 투자일임업 전면 허용에 따른 리스크 관리방안과 증권사 투자일임과의 차별화 방안을 추가 요청했다.

강영수 금융위 은행과장은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조정하는 과정"이라며 "증권사에선 투자 수익 극대화 측면에서, 은행에선 장기적인 자산관리 관점에서 필요하다는 것인데, 은행이 일임을 어떻게 활용할지 차별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금융이 비금융 산업 영위…신탁 서비스 영역 확대

이날 금융위는 은행의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한 추가 방안도 발표했다. 미국 은행들은 비이자수익 비중이 30.1%지만 우리나라 은행은 12%로 낮다. 금융위는 우선 금융-비금융 융합을 통해 사업다각화 방안을 6월 말까지 내놓기로 했다. 금융위는 '금산분리' 완화라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은행이 취급하는 신탁 범위도 넓힌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금전·증권·금전채권·동산·부동산·부동산 관련 권리·무체재산권 등 7종의 재산만 신탁할 수 있다. 앞으로는 채무신탁과 담보권 신탁을 허용하고 재산관리뿐만 아니라 세무·법률 등 종합 생활 관리도 제공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현재 개정안은 초안이 완성됐으며 추가 검토를 거쳐 조속한 시일 내 입법 예고할 계획이다.

은행들도 벤처 투자를 늘리고 이체 수수료 등 수수료는 지금과 같이 무료 또는 원가 이하로 제공하기로 했다. 대신 신탁 서비스와 벤처 투자 등으로 비이자수익을 늘릴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현재 은행 대부분의 수익이 이자수익에 치중돼 있는데, 이자수익이 예대금리차에 의해 결정되다 보니 변동성이 크다"며 "은행은 금융산업의 근간으로 건전성과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만큼, 수익 변동성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수익원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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