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여론몰이 그만" vs 검찰 "근거없는 폄훼발언"

'민주당 돈봉투 살포 의혹' 수사놓고 신경전 '팽팽'
檢 "소환조사 일정 상당부분 조율…전모 규명 최선"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는 가운데,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검찰 간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자진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송 전 대표는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한다”고 반발하며 관련자 고소 등 강경 대응을 예고한 가운데, 11일 검찰 관계자는 “아무런 근거 없이 수사팀을 폄훼하려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검찰은 정해진 공보규정에 따라 (관련 사안)공보를 진행하고 있다”며 “피의사실 공표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무차별적 피의사실공표가 검찰 관계자에 의해 자행되고, 일부 언론에 있지도 않은 사실을 흘려 취재가 진행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검찰은 여론몰이에만 몰두하지 말고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하라”고 규탄했다.

송 전 대표와 검찰의 신경전은 ‘돈봉투 의혹’이 표면에 떠오르자마자 과열되고 있다.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한 송 전 대표는 검찰이 소환장을 보내기도 전에 ‘검찰청 자진출석’ 카드를 꺼내 들어 수사팀에 견제구를 날렸다.

수사팀이 출석을 받아들이지 않자 송 전 대표는 “검찰은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이에 검찰 관계자는 “검찰에 일방적으로 방문해 근거 없는 악의적 표현으로 검찰 수사를 폄훼한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검찰은 최근 돈봉투 조성·살포 과정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 강래구(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씨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조만간 돈봉투 수수자로 지목되는 현역 민주당 의원들을 줄줄이 불러 수수 여부를 추궁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소환조사 일정들이 상당 부분 조율돼 멀지 않은 시점에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돈봉투의 출처를 비롯해 사안의 전모를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배운 (edule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