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으면 죽어야지” 경비원에 막말한 고교생 밀친 50대, 선고유예

법원/조선DB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3단독 문현정 부장판사는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6)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유예하는 판결을 내렸다.

선고유예란 가벼운 범죄에 대해 일정한 기간동안 형(刑)의 선고를 유예하고, 그 기간을 사고 없이 지내면 기소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는 판결을 말한다.

A씨는 지난해 9월 5일 오후 4시 32분쯤 대구 서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B(17)군이 경비원에게 막말을 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나 그의 목 부위를 2회 밀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군이 나이 많은 경비원에게 ‘늙으면 죽어야지’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훈계할 목적으로 한 행동이었다”라고 주장했다.

문 부장판사는 " 나이 많은 경비원에게 버릇없이 행동하는 피해자를 훈계하기 위한 목적에서 그런 행위를 하게 됐다고는 하지만, 사람의 목은 가슴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위인데 이 부위를 2회 밀친 것은 피해자에 대한 위법한 공격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 부장판사는 이어 ”피고인의 목적이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그 방법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아 이를 사회상규상 용인되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문 부장판사는 그러면서도 “나이 어린 피해자가 나이 많은 경비원에게 버릇없이 행동하는 모습을 보고 순간 화를 참지 못한 행동으로 보이는 점, 경비원이 A씨에 대한 선처를 간절히 탄원하는 점, 폭행의 정도가 심하지 않고 초범인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