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지갑에 위믹스 120억원어치 보유?…커지는 김남국 코인 의혹
당시 시세로 환산하면 최대 120억원어치
가상자산 투자 원금은10억원이라는데...12배 수익률?
현재 보유 코인 가치도 1억 축소 공개 의혹
"의혹 해소 위해 투자내역 공개해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상자산(코인) ‘위믹스’에 투자한 규모가 당초 알려진 60억원을 훨씬 넘을 것이란 추측이 힘을 받고 있다. 김 의원 것으로 보이는 4개의 가상자산 지갑에서 발견된 위믹스를 합치면 총 137만개, 120억원어치에 이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이 주식 매각대금 10억원으로 가상자산 투자를 시작했다고 밝혔으니, 추정이 맞다면 12배나 투자금을 불린 셈이라 이런 수익률이 어떻게 가능했느냐는 의혹이 이어진다. 김 의원이 현재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코인 가치를 놓고도 추가로 의문이 제기된 상태다. 김 의원은 9억원이라고 했지만, 김 의원 것으로 보이는 지갑에는 10억원의 코인이 담겨 있는 것으로 확인돼서다.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고 있는 만큼, 김 의원이 코인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김 의원 것으로 특정된 가상자산 지갑은 총 4개로, 김 의원은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업비트’,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 ‘클립’, 블록체인 위믹스 전용 지갑 ‘위믹스월렛(구 플레이월렛)’에 위믹스를 보관하며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
텔레그램 가상자산 커뮤니티 ‘변창호 코인사관학교’는 김 의원이 공개한 가상자산 지갑 클립의 캡처 화면에서 확인한 지갑 생성일, 가상자산 종목 수 및 잔액을 토대로 지갑 주소를 발견했다. 커뮤니티 운영자인 변창호 씨는 모든 조건에 맞는 지갑 주소는 단 한 개 밖에 없어, 김 의원 것으로 특정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 것이 확실해 보이는 클립 지갑에 기록된 코인 입출금 내역을 분석해, 다른 지갑 주소도 확인했다. 예컨대 클립 지갑에서 업비트로 위믹스를 보낸 내역이 확인됐으면, 위믹스를 받은 업비트 지갑 주소는 김 의원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블록체인은 거래 장부가 모두 인터넷상에 공개되기 때문에, 탐색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누구나 특정 지갑의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어 이런 추적이 가능하다.
커뮤니티는 작년 1월 21일 빗썸 지갑에서 클립으로 3차례에 걸쳐 위믹스 약 42만개가 입금된 내역을 찾아냈다. 당시 시세(6300원 수준)로 26억5000만원 규모다. 또, 작년 2월~3월 빗썸 지갑에서 업비트 지갑으로 위믹스 85만개, 약 60억원 상당이 이체된 것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2021년부터 위믹스월렛에 10만개의 위믹스를 보유한 것으로도 추정했는데, 보유기간 동안 최고가 기준으로 30억원 상당에 해당한다고 했다. 정리하면 3개 지갑을 통해 김 의원이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위믹스는 총 137만개, 117억원 상당이 된다는 주장이다.
지갑마다 위믹스가 담겨 있던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중복 집계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블록체인 분석 전문 업체 대표는 “김 의원이 가상자산 거래를 굉장히 빈번히 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외부로 공개된 지갑뿐 아니라 공개되지 않은 가상자산 거래소 내부 거래 내역까지 포함해 전체 흐름을 살펴보지 않으면 정확한 보유 수량을 추정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중복 수량이 있다고 해도, 처음 김 의원이 입장자료를 통해 밝힌 투자 원금 10억보다는 투자 규모가 훨씬 컸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2021년 1월 보유 중이던 LG디스플레이 주식 전량을 매도해 약 10억원의 예수금이 발생했고, 이를 모두 업비트로 이체해 투자를 시작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당초 60억 상당의 위믹스 보유로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정작 위믹스 투자 시기나 규모에 대해선 아무런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있어 논란을 키우는 모양새다. 커뮤니티가 김 의원 클립 지갑 주소를 찾아내고 위믹스 보유량에 의혹을 제기한 것도 김 의원의 해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껴서다.
김 의원이 현재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코인 가치를 놓고도, 사실과 다르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김 의원은 현재 빗썸에 약 7억원, 클립에 약 2억100만원이 있어 총 9억1000여만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김 의원 것으로 특정된 클립 주소를 살펴보면 총 3억500만원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다. 김 의원이 보유 가상자산을 축소해서 공개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의혹이 증폭되자 김 의원이 위믹스 투자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의문을 해소하겠다고 나섰다. 진상조사단은 김 의원에게 가상자산 및 계좌 내역 등 자료 제출을 요청하고 의혹이 제기된 부분을 팩트체크하기로 했다.
박수용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이번 사안의 핵심은 투자 자금의 출처인 만큼 입출금 내역만 공개하면 빠르게 의혹이 확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사건으로 가상자산 투자 자체가 문제인 것처럼 비쳐 관련 산업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라도 입출금 내역을 빠르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임유경 (yklim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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