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종식 선언해도 방역 고삐 당긴다" 주요 병원 감염관리 방침은

[코로나 엔데믹 선언]

코로나19(COVID-19)의 사실상 종식이 선언됐지만 의료계에선 코로나19 유행 이후 엄격하게 운영해온 방역 체계를 당분간은 유지한다는 방침이 주를 이룬다. 코로나19의 고위험군이자 감염 취약자인 기저질환자, 고령 환자, 만성질환자 등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곳이 병원인 데다, 이후 새롭게 생겨날 수 있는 신종 감염병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다.

정부의 달라진 방역 정책에 따르면 '입원 병실이 있는 병원 이외 모든 장소에서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 의원(1차 의료기관)과 약국에서의 실내 마스크 착용 여부는 '착용 의무'에서 '전면 권고'로 전환된다. 단, 환자가 밀집해있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 취약 시설에선 당분간 착용 의무를 유지한다. 병원과 의원 가운데 의원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병원에서는 착용 의무가 종전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이들 병원은 정부의 방역 정책과 별도로 병원마다 자체적인 방역 시스템을 운영해왔다. 예컨대 서울아산병원은 환자와 보호자에 한해 바코드를 발급하고, 이 바코드를 찍어야만 1층 개찰구를 출입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대성 홍보팀장은 "방역지침이 단계별로 조금씩 완화하기는 했지만 지금 바로 추가로 변경되거나 수정될 내용은 아직 없다"며 "바코드를 찍어 입·퇴장을 엄격히 관리하는 현행 방식도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 대부분은 코로나19 펜데믹 때 강화해 운영해온 방역 정책을 당장 완화하기보다는 정부의 구체적인 세부 방역지침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면서 현행 병원 내 방역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분위기다. 세브란스병원은 기존의 방역 과정에서 빚어지는 불편함을 수렴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나,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 선언 후 나오는 구체적인 정부 방역지침을 보고 그에 따라 방역 수준을 정한다는 계획이다.

세브란스병원 이성만 홍보팀장은 "완전한 종식 선언 전까지는 현재의 방역 시스템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예컨대 입구에 자동 열 감식 카메라를 운영하면서 병동에는 보호자 1명만 상주할 수 있고, 면회 금지 방침은 이어간다. 또 입원 전 코로나19 PCR 검사는 현행대로 한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