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수사 왜 그 모양?” SNS 올린 前기자 “한동훈에 1000만원 배상해라”

한동훈 “국민을 ‘해코지’하면 안된다는 선례 남겨야”
前 기자 “항소해 시비 다시 가릴 것”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과거 해운대 엘시티 수사를 덮었다’는 취지의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전직 경제지 기자가 한동훈 장관에게 1000만원을 배상하라는 1심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조선일보DB

1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71단독 김영수 판사는 한 장관이 장모 전 기자를 상대로 낸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한 장관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장 전 기자는 지난 2021년 3월 본인의 SNS에 “그렇게 수사를 잘한다는 한동훈이 해운대 엘시티 수사를 왜 그모양으로 했대? 초반에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해야 한다는 윤석열은 왜 엘시티에선 아무것도 안 했대”라는 글을 본인의 SNS에 올렸다. 과거 검찰은 정관계 로비 의혹이 있던 엘시티 비리 의혹 수사에서 현기환 청와대 전 정무수석 등 일부 정치권 인사만 사법처리했다.

장 전 기자가 SNS에 글을 올렸을 당시 한 장관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었다. 한 장관 측은 입장문을 내고 “기자의 주장과 달리 한 검사장은 해운대 엘시티 수사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며 “당시 대구 및 대전고검 근무 중이던 윤석열 대통령(전 검찰총장)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해당 기자의 가짜뉴스와 악의적 전파자들에 대해 엄격한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그해 4월 장 전 기자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모욕·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도 진행했다.

재판에서 한 장관 측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반면, 장 전 기자 측은 “허위사실이 아닌 의견에 불과하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관은 이날 1심 법원 판단이 나오자 입장문을 내고 “이런 ‘명백한 가짜뉴스’로 국민을 ‘해코지’하더라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넘어가면 다른 국민들에게도 이런 일이 반복될 것”이라며 “’이러면 안 된다는 선례’를 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장 전 기자도 입장문을 내고 “수사를 안했는데, ‘왜 안했냐’고 물은 것이다. 항소해 다시 한번 시비를 가려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