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커피 아성 흔들리나…스타벅스, 로마 시내 첫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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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가 커피에 대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 심장부까지 진출했다.
아메리카노와 같은 미국식 커피는 커피로도 보지 않고 에스프레소만 고집하고, 커피를 앉아서 즐기기보다는 바에 선 채로 짧은 시간 마시는 문화가 정착된 이탈리아는 그간 스타벅스가 쉽게 진출하지 못한 시장이었다.
당시 첫 매장을 연다고 발표하자 자국 커피에 대해 유독 자부심이 강한 이탈리아 일부에서는 '스타벅스 보이콧'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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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의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가 커피에 대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 심장부까지 진출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스타벅스가 로마 시내 중심가, 그 중에서도 의회 건물과 가까운 곳에 첫 번째 로마 매장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2018년 밀라노에 첫 매장을 열고 이탈리아에 진출한 이후 유통망 확보를 모색해 왔다.
아메리카노와 같은 미국식 커피는 커피로도 보지 않고 에스프레소만 고집하고, 커피를 앉아서 즐기기보다는 바에 선 채로 짧은 시간 마시는 문화가 정착된 이탈리아는 그간 스타벅스가 쉽게 진출하지 못한 시장이었다.
에스프레소 가격은 한 잔에 1유로(1천400원) 정도에 불과해 스타벅스로선 가격 경쟁에서도 불리하다.
당시 첫 매장을 연다고 발표하자 자국 커피에 대해 유독 자부심이 강한 이탈리아 일부에서는 '스타벅스 보이콧'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커피 시장은 대형 체인이 아니라 가족 경영 등으로 운영되는 개인 카페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8년 첫 진출 이후 스타벅스는 꾸준히 점포를 늘렸고 현재 이탈리아 내에서 2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점포 수는 더 늘어날 예정으로, 로마 시내 진출에 이어 이탈리아 커피 문화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나폴리까지 진출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스타벅스의 빈센초 카트람본 총지배인은 "스타벅스에 있어 이탈리아는 쉽지 않은 지역이지만, 사람들이 (스타벅스) 커피를 좋아한다"며 "처음에는 스타벅스 에스프레소에 이탈리아인들이 회의적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일정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나폴리에도 점포를 연다"며 "(나폴리 사람들이) 밀라노에서 그랬듯 스타벅스의 다른 음료를 마시기 시작한 뒤 점점 에스프레소에도 마음을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타벅스는 올해 초 올리브유를 넣은 커피 '올레아토'(oleato)를 이탈리아에서 처음 내놓기도 했다. 로마 매장에서도 올레아토를 판매한다.
이 올레아토는 미국으로 역수출됐는데, 기름 성분 때문에 손님들의 복통을 유발하는 '사고'를 내기도 했다.
1944년부터 운영된 로마의 카페 '타차 드오로'의 점장 알레시오 산토리는 스타벅스의 개점에 대해 "그들이 음료수를 만들 때 우리는 진짜 이탈리아 에스프레소를 만든다. 우리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타차 드오로의 에스프레소 가격은 1.2유로(1천700원)로 스타벅스 에스프레소 1.4유로(2천원)보다 저렴하다. 다만 스타벅스와는 달리 카페 내 좌석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가는 경우에는 2.2유로(3천200원)를 내야 한다.
카트람본 스타벅스 총지배인은 로마인들이 앉아서 커피를 마시는 데 익숙해지면 스타벅스를 선호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스타벅스에서는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와이파이와 화장실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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