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자 4번째 사망…여야 뒤늦게 특별법 처리 합의
여야 입장차 여전…16일 소위서 재논의
민주 “野 단독 처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여야 원내지도부가 오는 25일 본회의를 열어 전세사기 특별법을 처리하는 데에 합의했다. 지난달 인천시 미추홀구에서 피해자 3명이 목숨을 끊은 데 이어 11일 서울 양천구에서 1명이 추가로 사망한 소식이 들리자 부랴부랴 의사일정에 합의한 것이다. 그간 입장 차를 고수하며 특별법 논의에 속도를 내지 못한 정치권에 쏟아질 비판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김진표 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세사기 특별법 등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해 25일 본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여야 원내대표는 오는 16일 예정된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최대한 합의안을 마련하되, 만일 합의안 마련에 실패할 경우 원내대표 협상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여야 원내대표가 전세사기 특별법 처리를 위한 공식 의사일정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미추홀구 피해자들의 연이은 사망으로 관련 논의가 시작된 지 약 한 달 만이다.
여야는 애초 4월 말 본회의를 열어 특별법을 처리하려 했으나 정부·여당안이 4월 27일에야 마련되면서 5월 첫째 주 본회의를 여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이는 이달 1일 법안심사소위에서 여야 입장 차만 확인하며 불발됐다. 여야는 10일 법안심사소위에서도 합의안을 마련하는 데에 실패했다.
앞서 두 차례 법안을 심사한 여야는 피해자들의 금전 손실 보장 여부를 놓고 평행선을 달려 왔다. 야당은 정부가 전세보증금 반환 채권을 매입해 피해자들에게 전세보증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부·여당은 다른 사기 피해와 형평성을 고려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야당은 피해자들이 보증금을 일부라도 회수할 수 있도록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최우선변제금 제도를 조정하는 방안을 추가 제시했으나 여당은 선순위 채권자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힌 상태다. 여당 관계자는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 선순위 채권자가 이를 돌려받지 못하면서 예상치 못한 피해가 생길 수 있다”며 “선순위 채권자가 금융구조가 약한 제2금융권일 경우 은행 손실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우선변제금 제도 문제는 10일 법안심사소위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으나 빈손으로 끝났다.
여당은 피해자들의 금전 손실을 보전하는 방안에 부정적인 대신 우선매수청구권 및 공공매입임대 제도 활용, 장기 저리 대출 등을 통해 주거 안정을 꾀하자는 방침이다. 피해자 자격을 인정하는 국토부 실무위의 폭넓은 재량권을 부여해 피해자 대다수를 지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야당이 형평성 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요구를 하면서 법안 처리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전세사기TF 단장인 맹성규 의원은 이날 “피해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이 배제된 채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정의안은 정부·여당이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경우 야당 주도로 특별법 처리를 강행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회 국토위 소위가 열리는 16일까지 정부·여당이 반드시 전향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정의당을 포함한 야당은 절박한 피해자들의 요구에 답하기 위한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그런 가능성(야당 단독 처리)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특별법 단독 처리는 민주당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여권이 전세사기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한 임대차 3법 역시 민주당이 과거 처리를 강행한 법안이기 때문이다. 여당 관계자는 “단독 처리한 특별법으로 선의의 피해자들이 발생할 경우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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