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행 소송 여성 몰라…우크라전 하루면 끝낼 수 있어” [특파원+]
“지난 2020년 대선은 조작된 선거
의사당 난입 지지자 사면 의향 있어”
바이든 행정부 외교·경제 정책 비판
“인플레이션이 미국을 파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폭행 민사 소송에서 패한 이튿날인 10일(현지시간) 생방송에 출연, 자신을 고소한 여성을 만난 적이 없고, 누군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퇴임 후 기밀 문건을 유출했다는 혐의도 부인했다. 2020년 대선이 사기라고 거듭 주장하고, 재선되면 2021년 1월6일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지지자들을 사면하겠다고 밝혔다.
기밀 문건 유출과 관련해서는 자신이 문건을 유출한 것이 위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누가 가져갔는지 알 수 있는 문서를 가져갔다. 오바마(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가 가져갔고 닉슨(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가져갔고 레이건(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가져갔다”면서 “문건을 누구보다 많이 가져간 사람은 조 바이든(현 대통령)이다. 그는 1800개의 상자를 가지고 있지만 아무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첫 질문으로 2020년 대선을 결과를 여전히 부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아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대선이 조작됐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내가 대통령이 되면 하루 안에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등을 계속해서 지원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유럽 국가들에 비해 훨씬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을 잘못됐다면서 “유럽이 우리를 비웃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내놓기를 원한다. 그들은 우리가 멍청이들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전쟁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가운데 어떤 국가가 승리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는 “승패의 관점이 아니라 해결의 관점으로 생각한다”면서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 모두 그만 죽기를 바란다”고 즉답을 피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범죄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만약 그를 전범이라고 한다면 전쟁을 끝내기 위해 그와 거래하는 게 훨씬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사람들은 그를 잡아서 처형하려고 할 것이고 그는 다른 상황에서보다 더 강렬히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나라에는 매우 큰 정신 건강 문제가 있다”면서 “다시 말하지만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총이 아니다.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사람이고, 우리가 보호해야 한다”고 총기 규제 강화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날 생방송 행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CNN과의 맞대결 양상을 띠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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