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물 들어온' 조선업, 축배에 취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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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기다리던 '조선업 흑자 시대'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미 삼성중공업은 올 1·4분기 흑자로 돌아섰고, HD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역시 지난 2년간 확보한 대규모 수주로 올해부터 빠른 실적 정상화를 이룰 것이란 분석이다.
2015년부터 본격화된 조선업 구조조정의 난관을 딛고 올라서자 자연스럽게 시선은 다음 어젠다로 향한다.
당면한 과제에 어깨는 조금 무거울지 몰라도 올해 조선업 전망은 다른 어떤 산업 분야보다 희망차고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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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본격화된 조선업 구조조정의 난관을 딛고 올라서자 자연스럽게 시선은 다음 어젠다로 향한다. 이제 막 숨을 고르고 축배를 들 참인데 숙제를 논하자니 서운해 할 수도 있겠다. 다만 지금의 재정비가 중요한 것은 조선업이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탄소·디지털화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 국내 '빅3'가 친환경 선박에서 독보적 기술을 지니고 있지만 작년 중국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대거 수주하며 한국의 독주 체제를 깼다. 차세대 선박 연료인 메탄올, 암모니아 기술 개발과 동시에 자율운항·효율화에도 박차를 가해 중국의 맹추격을 따돌려야 한다.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향후 달라질 경쟁 양상에도 적응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이 산업은행 체제 아래 있을 때는 조선업계에 저가수주로 인한 출혈경쟁이 문제가 됐다. 이제 새 주인을 찾은 만큼 각사의 특색을 살린 '질적 경쟁'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 각 조선사들이 방산, 상선, 해양플랜트 등 가장 경쟁력 있는 특화 분야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고질적 문제인 인력난에 더 이상 발목 잡히지 않기 위한 근본적 해법도 모색해야 한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하지만 동시에 '방향키'를 다시금 점검할 때다. "가던 대로 가면 된다"며 무작정 앞만 보고 노를 젓다가는 '배가 산으로 가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모처럼의 호황기를 허무하게 놓쳐서는 안될 일이다.
당면한 과제에 어깨는 조금 무거울지 몰라도 올해 조선업 전망은 다른 어떤 산업 분야보다 희망차고 긍정적이다. 호황에 기뻐하면서도 앞으로의 성장 곡선 방향을 찬찬히 가다듬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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