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되면 연차 써요?" vs "마스크 벗으니 엔데믹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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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1일 코로나19(COVID-19) 위기 단계를 하향 조정하며 사실상 '엔데믹'을 선언한 가운데 시민들 반응은 엇갈렸다.
김희중씨(70)도 "마스크를 벗고 다니니 예전에 비해 몸이 한결 자유로운 것 같다"며 "코로나19 유행 시기에는 길거리 공연도 제한됐었는데 오늘 광장을 찾았더니 공연도 볼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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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1일 코로나19(COVID-19) 위기 단계를 하향 조정하며 사실상 '엔데믹'을 선언한 가운데 시민들 반응은 엇갈렸다. 어디를 가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기대감을 내비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반면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걱정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하고 이를 6월부터 본격 적용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첫 감염자가 나온 2020년 초 이후 약 3년4개월만의 사실상 종식 선언이다. 이번 결정으로 입원 병실이 있는 병원 외의 모든 장소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이 해제된다. 확진자 7일 격리 의무는 5일 권고로 전환된다.
시민들은 3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로부터의 해방에 들뜬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날 광화문 광장을 찾은 직장인 유모씨(27)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된 후 3~4일 뒤부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며 "(병원 외에) 실내에서도 웬만하면 마스크를 벗고 있으니 엔데믹이 실감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희중씨(70)도 "마스크를 벗고 다니니 예전에 비해 몸이 한결 자유로운 것 같다"며 "코로나19 유행 시기에는 길거리 공연도 제한됐었는데 오늘 광장을 찾았더니 공연도 볼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에 답답함을 느꼈던 어린이들도 엔데믹을 반겼다. 부모님과 함께 광화문 광장에 온 윤서진군(12)은 "(코로나19 유행으로) 마스크를 써 얼굴에 아토피 피부염이 생겼었는데 마스크를 안 쓰니 괜찮아졌다"며 "버스에서 목마를 때 물도 마실 수 있어서 좋다"며 웃어 보였다.
엔데믹이 바이러스의 완전 종식이 아니기에 여전히 조심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동원씨(38)는 "아이가 있다 보니 아이가 코로나19에 걸려 아프면 큰일"이라며 "엔데믹이라고는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여전히 남아있으니 조심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김모씨(63)는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이후 탑승하는 승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타지만 나는 계속 마스크를 쓸 생각"이라며 "내 몸은 내가 지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항상 마스크를 쓰고 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확진자 격리 의무가 해제되고 권고로 전환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김모씨(29)는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2~3일은 누워있었다. 푹 쉬지 못하면 개인 연차를 써서 더 쉴 거 같다"며 "하지만 인력이 부족해 한 사람이 길게 휴가 내면 다들 부담스러운 분위기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김모씨(32)도 "격리가 의무가 아닌 권고로 바뀌면서 코로나19에 확진되면 회사에서 무조건 5일 동안 연차를 쓰게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는 아프면 쉴 수 있는 문화 정착을 위해 사업장별로 유급휴가나 재택근무 같은 자체 지침을 마련해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생활지원금과 유급휴가비를 당분간 유지해 취약계층 보호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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