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이 죽을 병?…사실은 이렇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크론병은 정말 '못된 유전병'일까? 10일 드라마 '닥터 차정숙' 제작진이 크론병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드라마에서 묘사된 크론병이 일반적인 사례가 아니고 유전된다는 점도 사실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크론병은 정말 ‘못된 유전병’일까? 10일 드라마 ‘닥터 차정숙’ 제작진이 크론병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드라마에서 묘사된 크론병이 일반적인 사례가 아니고 유전된다는 점도 사실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크론병은 증상이 심해지는 특정 시기를 제외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한 질환이다. 크론병의 특징과 대처법을 자세히 살펴본다.
◆ 크론병은 유전병?
크론병(Crohn's disease)은 염증성 장질환(IBD)의 일종으로, 주로 20~30대 초반 젊은 나이에 발생해 평생을 따라다니는 난치성 만성질환이다. 구강‧식도‧위‧소장‧대장‧항문에 이르기까지 위장관 전체에 발생할 수 있고, 복통, 심한 설사, 피로, 체중 감소, 영양실조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위장관이 헐었다가 회복하는 과정이 지속되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되는 ‘급성기’와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무증상기(관해기)’가 반복되는 게 특징이다.
이에 따라 크론병을 갖고 있더라도 급성기가 아닐 때는 학교에 다니거나 직장생활을 하며 운동이나 여행 등 평범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증상의 종류와 정도도 환자마다 매우 다양하며,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이들도 많다.
크론병이 유전된다는 이야기는 사실일까?
크론병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지 않다. 다만 환경적‧유전적 요인이나 마이크로 박테리아, 홍역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위장관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장내 박테리아에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일으켜서 발병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유전병인지는 불명확하다.
최근에는 흡연과 대기오염에 따른 미세먼지 등이 크론병과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특히 흡연이 크론병 환자의 합병증 발생을 촉진하고, 흡연자는 수술을 받은 후에도 재발률이 높고 증상이 더욱 악화된다는 점도 확인됐다.
구자설 고려대학교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크론병의 유전학적 특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면역학적‧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줘 정상적인 장내 세균에 대한 과도한 면역반응이 나타나고 염증을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급성기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은?
크론병의 증상은 환자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부분 복통과 설사가 동반될 때가 많고 ▲전신 무력감 ▲혈변 ▲발열 ▲항문 통증 등의 증상도 흔하다. 통증은 간헐적으로 나타날 때가 많고 주로 하복부에 생긴다. 항문 부위 불편감도 자주 발생하며 이로 인해 치질로 오해할 때도 많다. 이러한 증상이 6주 이상 이어지면서 체중감소가 동반하면 크론병을 의심할 수 있다.
크론병으로 발생한 염증이 ▲소장과 대장에 모두 침범하는 경우는 55% ▲소장에만 침범하는 경우가 30% ▲대장에만 침범하는 경우가 15% 정도다.
증상이 심해지는 급성기에 주의해야 할 합병증은 ‘위장관 폐쇄’다. 위장관 폐쇄는 염증의 발생과 회복이 반복되며 좁아진 위장관이 원래 모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수축한 후 막혀서 발생한다. 또 염증반응이 심하게 나타나 장운동이 제대로 일어나지 못해 장이 풍선처럼 부푸는 ‘독성 거대결장’도 조심해야 한다. 이때 배가 불러오고 심한 복통을 느끼게 된다. 드물지만 매우 위급한 상황으로 즉시 수술치료가 필요하다. 독성 거대결장을 빨리 치료하지 못하면 장이 터지는 ‘장 천공’이 발생할 수 있다.
크론병의 치료 목표는 증상을 완화하고 염증과 손상된 조직의 파괴를 늦추는 것이다. 약물치료를 우선하되,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치료를 병행한다. 약물은 주로 항염증제와 면역억제제를 사용해 장의 염증반응을 조절하며, 레미케이드‧휴미라 등 생물학적 제제인 종양괴사인자(TNF) 항체 인플릭시맙(infliximab)을 이용해 점막의 염증치유를 유도하기도 한다.
예병덕 울산대학교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서울아산병원)는 “약물을 복용해도 반응이 없거나 위장관 협착, 장 천공‧농양‧누공, 심한 출혈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약물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