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간편결제' 주도권 놓친 카드업계…네이버·삼성에 이대로 무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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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카드사들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게 되면서 앞으로의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11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삼성페이,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페이코, 애플페이 등 국내 5대 간편결제 서비스의 결제 금액은 모두 12조3천72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 같은 기간 9조9천766억원에서 1년 사이 2조3천963억원 증가했습니다.
여전히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강자는 삼성전자가 서비스하고 있는 삼성페이입니다. 지난 3월 동안 5조8186억원의 결제 실적을 올렸습니다. 삼성페이는 지난해 5월 이후 줄곧 5조원이 넘게 결제되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양대 빅테크도 견조한 수준의 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제공하는 간편결제는 3월 한 달 동안 3조5976억원어치가 결제됐습니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는 2조427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간편결제 시장 일대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의 존재감은 좀처럼 나타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사가 제공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비중은 전체의 26.78%입니다. 네이버·카카오 등 핀테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47.93%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입니다.
심지어 금융회사들은 삼성전자가 사실상 독식하고 있는 휴대전화 제조사(25.29%)에도 바짝 쫓기고 있습니다. 만약 올해 애플페이 비중까지 반영되면 자칫 역전될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겁니다.
이런 점을 타개하고자 카드업계가 머리를 맞대기도 했습니다. 여신금융협회를 중심으로 하나의 카드사 앱에서 다른 카드사 결제를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오픈페이'를 통해서입니다.
이렇게 간편결제에서 주도권을 빼앗기면 카드사들은 빅테크, 휴대전화 제조사와의 제휴를 통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문제는 애플페이가 국내에 들어온 이후 일부 간편결제 사업자를 중심으로 카드사에 수수료를 받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가 곧 소비자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카드사 경영사정이 나빠지면 비용을 가장 먼저 줄일 수밖에 없고 각종 혜택이나 이벤트 등이 줄어들 거란 지적입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가 기존 계약을 그대로 가지는 않겠다는 내용을 카드사에 전달했다"며 "본업에서 원래 수익이 나지 않는 카드사 입장에선 난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카드사들도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신용카드학회는 11일 '지급결제시장 재편과 여전사의 경영전략'을 주제로 2023년 춘계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최근 애플페이의 국내 진입으로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카드사들의 대응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차원입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박지홍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카드사 입장에서 쉽지 않은 전쟁인 건 맞지만 빅테크와 경쟁하려면 자체 플랫폼의 강화 전략이 추진돼야 한다"며 "단순히 신용판매뿐만 아니라 종합금융을 중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각 고객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성도 대두됐습니다.
채상미 이화여대 교수는 "여러 회사의 협력·기술 통합·보안 강화와 소비자의 진화하는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개인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결제 시장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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