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질타설에…"지지부진하지 않은데" 억울하고 당혹스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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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탈(脫)원전 폐기와 4대강 보(湺)활용에 대한 미온적 대응을 이유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질타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관가가 술렁이고 있다.
환경부 공무원은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소속 공무원을 설득하려 들지 말고 국민을 보라'는데 방점이 있는데 탈원전이나 환경정책에만 의미를 부여한다"며 "장관이 내부 공직기강을 잡고 정책 속도를 내라는 주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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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와 규칙 때문에 속도가 만족스럽지 않을 순 있지만 힘이 빠진다"
"부처 안에서 장관이 힘있게 정책을 추진하라는 얘기로 이해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탈(脫)원전 폐기와 4대강 보(湺)활용에 대한 미온적 대응을 이유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질타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관가가 술렁이고 있다. 산업부와 환경부는 "정책에 속도를 내라는 뜻"이라며 '경고설'에 거리를 뒀지만 내부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11일 정부 안팎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9일 직접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탈원전, 이념적 환경정책에 매몰돼 새 국정기조를 맞추지 않으면 과감한 인사조치를 하라"고 발언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에너지와 환경정책의 주무부처인 이창양·한화진 장관을 겨냥한 질책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탈원전 정책 폐기와 4대강 보활용을 통한 가뭄 대응이 미진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산업부 공무원은 "열심히 하라는 취지로 듣고 있다"면서도 "내부 분위기야 좋을 수 있겠냐"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은 "지난해 정권이 바뀌고 에너지 라인이 대대적으로 교체됐는데 탈원전 폐기에 미온적이었을 리가 있겠냐"고 반문한 뒤 " (대통령실 보기에) 속도가 만족스럽지 않을 순 있지만 외부에서 탈원전과 엮어 탐탁지 않다고 하는 건 지나치다"고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전날 나온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의 인사에 대해서도 박일준 전 차관의 경질로 보는 건 확대해석이 지나치다는 기류다. 강경성 차관의 2차관 인선 소식은 집권 2년차 복(復)원전 정책 가속을 위한 적임자라는 점에서 이미 몇 달 전부터 알려졌다는 이유에서다.
강 차관이 최근까지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등을 준비하는 실무를 맡은 탓에 오히려 에너지 차관 인선이 늦어진 것이라는 게 정부 안팎의 시각이다.
한 산업부 관료는 "이미 알려진 차관 인선인데 한국전력공사 자구책 마련 등과 엮어 전임 박일준 차관을 '전격' 경질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전임자에게도 가혹할 뿐만 아니라 신임 강 차관에게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 문재인정부에서도 탈원전에 엮이면 고달팠는데 현정부도 결국 원전 때문에 사달이 난다니 힘이 빠진다"고 반응했다.
환경부도 어수선하긴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이 4대강 보의 '물그릇' 활용을 주문한 이후 한 장관은 연일 보활용에 관한 메시지를 내고 4대강 현장 방문에 나서는 등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 장관은 지난 10일 정부 1주년 및 장관취임 1주년을 맞아 경기 여주 소재 한강 여주보를 찾아 인근 SK하이닉스 이천공장 공업용수 공급시설로서 여주보 활용을 강조했다. 4대강 보 해체 및 상시개방에 관한 감사원 감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정무적 부담을 안고 정부의 4대강 보 활용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해명이다.
환경부 공무원은 "윤 대통령의 메시지는 '소속 공무원을 설득하려 들지 말고 국민을 보라'는데 방점이 있는데 탈원전이나 환경정책에만 의미를 부여한다"며 "장관이 내부 공직기강을 잡고 정책 속도를 내라는 주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 역시 "장관들이 내부 인사에 힘을 주고 가라는 대통령의 발언을 질타로만 보면 내부로선 분위기가 뒤숭숭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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