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기 맞은 상장 리츠, 자금조달 창구로 주식관련사채 '발길'
SK리츠 이어 디앤디플랫폼리츠도 CB 발행 추진
주식 전환시 유상증자와 동일하게 기존 주주 지분 가치 희석
상장 리츠들이 잇달아 메자닌(주식관련사채)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회사채는 금리 상승으로 인해 비용이 많이 들고 유상증자는 주식 가치 희석을 우려하는 주주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마땅한 대안이 없어서다.
다만 과도하게 발행된 메자닌이 주식으로 전환되면 유상증자와 마찬가지로 주식 가치 희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작년 SK리츠 '물꼬', 다른 리츠도 '채비'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오는 2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동시에 추진한다. 6월 만기가 다가오는 단기차입금 570억원을 상환하기 위해서다.
오는 6월 약 400억원 안팎의 CB를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SK디앤디를 대상으로 하는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SK디앤디는 디앤디플랫폼리츠의 스폰서이자 리츠 운용사인 디앤디인베스트먼트의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다.
단기차입금을 모두 CB 자금으로 상환하기엔 부담이 크다고 판단해 스폰서로부터 일부 자금을 지원받는 구조다.
디앤디플랫폼이 CB를 발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12월 주주총회에서 정관에 CB 및 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 메자닌 발행 근거를 추가한 지 5개 월만이다.
상장 리츠 중 가장 먼저 메자닌을 발행한 곳은 SK리츠다. 작년 10월 첫 발행을 시작해 올해 3월까지 세 차례 발행해 총 1611억원을 CB로 조달했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와 코람코더원리츠 등도 5월 주주총회에서 각각 CB 및 BW 등 메자닌 발행 근거를 마련한다. SK리츠의 CB 발행을 지켜본 뒤 작년 말부터 신한알파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등이 관련 조항을 정관에 추가하는 것과 같은 흐름이다.
리츠가 메자닌으로 눈길을 돌리는 건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쉽지 않아져서다. 상장 리츠는 IPO 공모 과정을 거치면서 다른 사모 부동산 상품에 비해 개인투자자의 비율이 높다. 유상증자에 따른 주식 가치 희석을 경계하는 주주의 목소리를 무시하기 어려운 이유다.
IB 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 상장 리츠 중 성공적인 사례가 거의 없다”며 “목표 배당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선 금리가 두 배 가까이 뛴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부담스러워 메자닌이 새 자금조달 창구로 떠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알파리츠는 지난달 네 번째 유상증자에 나서 743억원을 조달했다. 증자 발표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당초 목표로 했던 892억원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작년 제이알글로벌리츠와 미래에셋글로벌리츠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미매각되거나 무산된 바 있다.
리츠가 안정적 배정이 나오는 만큼 이자 상환에 문제가 없다는 점 때문에 메자닌 시장에선 꾸준한 리츠 투자 수요가 있다는 점도 메자닌 발행에 따른 부담이 덜한 요인이다.
주식전환시 지분가치 희석 우려는 여전
다만 과도한 메자닌 발행이 지속되면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메자닌이 주식으로 전환되면 자본이 늘어나 LTV(주택담보대출비율) 하락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상환보단 주식 전환을 유도하는 게 리츠 입장에서 유리한 셈이다.
SK리츠가 발행한 CB 잔량은 전환금액 기준으로 보통주 2733만4866주로 전환될 수 있는 물량이다. 발행주식 총수의 13.9%에 달한다. 해당 CB가 원활하게 상환되지 않으면 유상증자와 마찬가지로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는 희석된다.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매입 자금을 마련하겠다며 증시에 상장한 리츠가 공모가 아닌 사모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행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상장 리츠라면 메자닌을 발행하더라도 공모 방식을 통해 시장의 평가를 받는 게 올바른 수순”이라며 “증권신고서 제출 등을 통해 정보 비대칭을 낮출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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