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삼성 텃밭' 밟은 애플, 반격 나선 삼성…내달 '강남'서 제대로 맞붙는다

장유미 2023. 5. 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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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젊은 층 겨냥한 '삼성 강남' 첫 선…'애플 강남'과 불과 1km 떨어져
'애플스토어' 확장에 삼성 오프라인 전략 변화…'삼성스토어'도 '복합 문화공간' 탈바꿈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 텃밭'인 서울 강남에 최근 '애플스토어'를 오픈한 애플이 삼성전자에 되레 역습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삼성전자가 젊은 층을 겨냥해 기존 '삼성스토어'와 전혀 다른 새로운 콘셉트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같은 지역에 오픈키로 했기 때문이다.

갤럭시 익스피리언스 스토어 인 LA에서 한 고객이 '갤럭시S23'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장유미 기자]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 강남'은 다음달 말 서울 서초구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에 체험형 매장 형태로 오픈한다. 플레이 그라운드 콘셉트로 운영될 계획인 이곳은 삼성전자의 모바일 기기, TV, 생활가전을 전시하고 제품 간 연결을 통한 라이프스타일을 고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애플' 공습에 자극 받은 삼성?…젊은 층 마음 사로잡나

옛 '뉴욕제과'가 있던 옆 건물에 들어서는 '삼성 강남'은 지하 1층부터 5층까지 총 6개층으로 구성된다. 애플이 올해 3월 선보인 '애플 강남'과는 불과 1km 떨어졌다.

'삼성 강남'은 기존 '삼성스토어'와는 달리 방문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구성된다. '삼성스토어'는 기존 삼성디지털프라자에서 지난 3월 이름만 바꾼 곳으로, 지금까진 단순히 제품을 전시·판매만 하는 것에 그쳤다.

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삼성스토어 대치점에서 비스포크 냉장고 구매시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비스포크 패널 할인행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그러나 이곳에선 '오프더레코드', '사내진미' 등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업무와 제품·서비스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나 취업 등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세션을 월 1회 진행한다. 젊은 층을 겨냥한 프로그램을 매장 곳곳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제품 판매도 병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삼성 강남' 오픈을 위해 5년 전부터 준비해왔다. 실제 지난 2018년 입점 빌딩의 재건축 시작 단계부터 참여해 매장 외관 등에 삼성전자만의 정체성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해당 건물은 지난 2019년 7월 착공됐다.

또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운영하던 '삼성 딜라이트' 홍보관은 '삼성 강남' 오픈을 앞두고 지난해 6월 운영을 종료했다. 지하 1층 매장 역시 '삼성 강남' 오픈 후 문을 닫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강남역은 젊은 층의 핫플레이스이자 소통 장소라는 점에서 '삼성 강남'을 오픈하기 적합한 장소라고 판단했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日 도쿄보다 많은 韓 '애플스토어'…新 매장으로 방어 나선 삼성

삼성전자가 이처럼 나선 것은 최근 애플이 국내 시장에서 '애플스토어'로 오프라인 매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애플은 현재 여섯번째 매장인 '애플 홍대'를 준비하고 있는 한편, 경기도 동부 지역에도 추가로 매장을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각에선 애플이 국내에 총 10개 이상의 '애플스토어'를 운영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스토어 '애플 명동' 전경 [사진=서민지 기자]

애플은 최근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 수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8년 1월 서울 가로수길에 애플스토어 1호점을 오픈한 데 이어 2021년 2월 여의도에 2호점을 열었고, 지난해엔 3호점(명동점)과 4호점(잠실점)을 개점했다. 올해 3월에는 '삼성 텃밭'인 강남점(5호점)까지 열었고, 조만간 홍대점(6호점)까지 오픈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을 제외한 대도시 중에 '애플스토어' 매장 수가 6개가 넘어가는 곳은 런던, 상하이, 토론토, 시드니 등이다. 애플의 인기가 높은 일본 도쿄(5곳)보다 매장 수가 많아지게 된다.

애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한국에서의 인기가 심상치 않아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아이폰의 국내 점유율은 2019년 16.6%, 2020년 17.9%, 2021년에는 24.4%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 3월 말엔 '애플페이'를 국내에 출시하며 점유율을 더 키워나가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삼성 강남'을 시작으로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오프라인 영업 전략 수정에 나섰다. 여기에 기존 매장인 '삼성스토어'의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스토어'는 갤럭시, 비스포크, 스마트싱스, 라이프스타일 TV 등으로 젊어진 삼성전자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맞춤형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 시킨다는 방침이다. 또 지역 밀착 콘텐츠,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들이 즐겨 찾고 머무는 지역 커뮤니티 거점으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삼성컬처랩'을 운영해 최신 비스포크 가전과 갤럭시 기기의 사용법을 공유하고, 숏폼 제작 클래스 등 MZ 세대가 선호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식이다.

특히 삼성스토어 대치·부천 중동·용인 구성·김해 등 4개 매장에서는 유아와 초등학생 대상 과학·코딩 클래스인 '삼성스토어 코딩스쿨'도 진행한다. 또 제품 전문 상담사 '디테일러(D’tailor)'를 통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가전제품을 추천하는 '맞춤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국내시장에서 매장을 빠르게 확장해 나가면서 삼성전자도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하고, 기존 매장은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신시키려는 모습"이라며 "특히 '갤럭시'는 '아이폰'보다 '아재폰' 이미지가 강한데 삼성전자가 '삼성 강남'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얼마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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