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디지털 혁신의 성과, 규제개혁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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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심화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 세계적 고물가와 긴축기조 유지에 따른 고금리,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우리 경제는 복합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는 시점에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성장과 발전을 영위하려면 디지털 혁신의 활성화를 통한 성과 창출이 필요하다.
경제위기 극복, 나아가 디지털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윤석열 정부의 큰 발걸음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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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심화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 세계적 고물가와 긴축기조 유지에 따른 고금리,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우리 경제는 복합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부터 경제위기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를 국정목표로 내세웠다.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기조를 민간 중심으로 전환하고 민간이 자유롭게 투자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전방위적 규제개혁을 통해 민간의 자유와 창의가 최대한 발현되는 역동적이고 효율적인 시장경제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역대 정부는 모두 시장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규제개혁을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는 ‘규제 전봇대’, 박근혜 정부는 ‘손톱 밑 가시’, 문재인 정부는 ‘적기조례론’ 등 다양한 슬로건을 통해 집권 초기부터 과감한 규제개혁을 실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정작 산업 현장에서 기업의 규제개혁 체감도는 크게 높지 않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디지털 전환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는 시점에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성장과 발전을 영위하려면 디지털 혁신의 활성화를 통한 성과 창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세밀한 규제 정책 재설계를 통해 우리나라 규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특히 규제의 양적 완화에 집중하기 보다 수요자 맞춤형의 규제체계 확립을 기본적 전략 방향으로 설정해야 한다. 직접적이고 엄격한 정부규제는 자율규제(self-regulation) 혹은 공동규제(co-regulation)와 같은 보다 유연한 통제기제와 함께해야 규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민간의 자유와 창의를 바탕으로 한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 하려면 새로운 변화를 적시에 파악,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 확보가 핵심이다. 또,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기반 신산업 분야에서는 개별 서비스 유형에 따른 차별적 취급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자칫 디지털 서비스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채 전통 산업 영역의 규제를 그대로 적용하면서 혁신 활동을 저해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규제 형평론의 관점에서 널리 통용되는 법리인 ‘동일행위·동일규제의 원칙’은 금융 영역과 같이 영업행위 규제가 형성된 업종에서는 당연시 흘러왔다. 반면, 신규 서비스가 지속 출현하는 신산업 분야에서는 개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규율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보다 적절한 방향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어 온·오프라인의 영업행위를 동일한 행위로 보고 규율체계를 일원화하는 것은 체계 정합성의 측면에서는 유의미한 성과로 볼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정보통신 환경의 속성을 반영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
그동안 디지털 혁신에 대한 논의는 디지털 경제 진전에 따른 산업적 대응 전략에 치중된 경향이 있다.그러나 디지털 혁신은 기술과 경제적 차원을 넘어 사회·문화적 수용을 통한 일상의 변화를 가져오는 광범위한 변혁이라 할 수 있다. 이같이 경제·산업적 관점과 사회·문화적 수용을 균형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전략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향후 디지털 사회의 총괄규범으로써 디지털 사회 기본법(가칭)을 필두로 종합적인 대응이 가능한 법·제도를 정비하는 것 역시 시급한 과제다. 경제위기 극복, 나아가 디지털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위한 윤석열 정부의 큰 발걸음은 시작됐다. 이 발걸음의 성공 여부는 규제개혁에 있음을 인식하고 이번에는 제대로 된 규제개혁을 실현해야 할 것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디지털경제사회연구본부장
Jekim@kisdi.re.kr 김정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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