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세상] '옆구리엔 권총' 욕먹으며 물가 잡은 볼커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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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볼커(1927~2019)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설명이 필요 없는 미국 경제계의 거물이다.
1980년대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고 휘청거릴 때, 볼커는 초고금리 정책을 펼쳐 경제 안정을 이뤄냈다.
볼커가 1979년 연준 의장에 취임할 당시, 미국은 베트남 전쟁과 석유 파동으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하던 상태였다.
"대통령은 대선 전 금리를 인상하지 말 것을 명령하고 있습니다." 볼커는 "분명한 월권"이라고 술회하며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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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볼커(1927~2019)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설명이 필요 없는 미국 경제계의 거물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중앙은행 의장으로 꼽힌다. 1980년대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고 휘청거릴 때, 볼커는 초고금리 정책을 펼쳐 경제 안정을 이뤄냈다.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거나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많은 공직자들이 모범으로 생각하는 인물이 볼커다.
금융ㆍ경제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은 ‘이미 원서를 구해 읽었다’는 볼커의 2018년 회고록이 번역돼 출간됐다. 늦게 나왔지만 지금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시점이어서 시의적절하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불린 그가 어떤 생각과 각오로 정책을 펼쳤는지 영감을 얻을 수 있다.
볼커가 1979년 연준 의장에 취임할 당시, 미국은 베트남 전쟁과 석유 파동으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하던 상태였다. 물가 상승률은 연간 15%까지 치솟았다. 볼커는 취임 직후 기준금리를 15.5%로 4%포인트를 단번에 올렸고 1981년에는 21.5%까지 인상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에 농민들이 트랙터를 타고 연준으로 몰려와 시위할 정도였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볼커는 권총을 몸에 지니고 다녔다.
정치권 압력도 받았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1984년 대선을 앞두고 대중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금리 인하를 원했다. 백악관 비공식 회의에서 짐 베이커 비서실장이 말했다. “대통령은 대선 전 금리를 인상하지 말 것을 명령하고 있습니다.” 볼커는 "분명한 월권"이라고 술회하며 단언한다.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행정부와 연준은 의견을 교환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연준의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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