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주인공처럼…프레임 속으로 들어가보는 촬영지 여행

2023. 5. 1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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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만큼 드라마에 열광하는 나라가 있을까? 이야기를 좋아하는 민족답게 매력적인 인물과 아름다운 배경에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의 드라마는 비록 허구의 극일지라도 드라마에 푹 빠지게 만든다.

성곽 아래 동그란 아치형 다리를 배경으로 드라마 속 아름다운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가 그려졌고, 많은 연인이 이곳을 방문해 드라마 주인공처럼 사진을 찍거나 걸으며 추억을 쌓는 명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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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우리나라만큼 드라마에 열광하는 나라가 있을까? 이야기를 좋아하는 민족답게 매력적인 인물과 아름다운 배경에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의 드라마는 비록 허구의 극일지라도 드라마에 푹 빠지게 만든다. 드라마에 몰입한 시청자들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되며 응원하다가 끝내는 출연배우가 입고 나온 옷부터 작은 소품까지 소소한 것들을 따라 하고 싶어한다. ‘오징어게임’ 이후 얼마나 많은 집에서 달고나를 하고, ‘이상한변호사 우영우’의 가방이나 키링 품절기사는 얼마나 나왔던가. 그렇다면 꼭 옷이나 소품같은 물건을 사야만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드라마 속 장소에 찾아가 주인공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 경기도에서 촬영한 유명 드라마 촬영지 여행을 통해 드라마를 기억하고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여행을 추천한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수원 행리단길 ‘스물다섯 스물하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그 해 우리는’ 청춘 남녀의 로맨스를 그린 마음이 간질간질한 드라마 ▷혜진과 두식의 사랑이 싹트는 미술관 데이트, '갯마을 차차차’ ▷천년고찰 파주 보광사에서 평온과 힐링을 느끼며, '더 글로리'의 팽팽한 긴장감 스토리의 흔적▷'사랑의 불시착' 남한여자 윤세리와 북한남자 리정혁의 러브스토리〉 ▷하루 끝의 술 한잔이 인생의 신념인 세 여자의 우정과 일상을 그린 ‘술꾼도시여자들2’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수원 행리단길 ‘스물다섯 스물하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수원 행리단길은 90년대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부터 신입 변호사의 대형 로펌 생존기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다양한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 받고 있다.

드라마 '스물하나 스물다섯' 마지막 회에서 극 중 희도가 이진을 발견하는 장면 촬영지로 나왔던 수원 화성 남포루는 봄철 벚꽃길로 유명한 곳이다. 언덕에 서있으면 수원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사적 제3호로 지정된 문화재, 남포루는 수원 화성을 지키기 위한 화포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팔달산 남쪽 기슭에 설치되었다. 성곽 아래 동그란 아치형 다리를 배경으로 드라마 속 아름다운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가 그려졌고, 많은 연인이 이곳을 방문해 드라마 주인공처럼 사진을 찍거나 걸으며 추억을 쌓는 명소가 되었다. 남포루는 팔달문 방향에서 걸어가거나 수원 행궁 주차장을 이용하여 올라갈 수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우영우 김밥집 (카자구루마)은 실제로는 일식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다. 실제로는 오므라이스, 갈비가락국수, 돈테키동, 사케동 등을 판매하고 있다. 카자구루마 식당이 드라마 속 우영우 김밥집 촬영지로 사용되면서 드라마의 여운을 느낄 수 있도록 간판을 그대로 두었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 현재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수원 화성 남포루를 방문하면서 함께 둘러봐도 좋은 드라마 촬영지로 추천하는데, '신풍로 23번 길 61'로 검색하면 찾아갈 수 있다. 남포루와 우영우 김밥집은 도보로 15분 거리로 함께 둘러보면 드라마 속 한 장면의 감동을 다시 느껴볼 수 있다.

▶그 해 우리는’ 청춘 남녀의 로맨스를 그린 마음이 간질간질한 드라마=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 촬영지, 시흥 오이도 박물관은 2019년 7월 개관한 곳으로 오이도 유적(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441호)들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옥상은 서해의 낙조를 바라보는 감상 포인트로 알려져 있으며, 옥상에 서면 끝없이 펼쳐진 갯벌과 오이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이도는 서해안 최대 패총 유적지로 다양한 신석기 유물이 출토되었고, 선사시대 해안 생활문화유산의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박물관이 건립되었다. 3층 상시 전시실에서는 신석기 시대의 어로생활, 주거생활, 농경생활, 사냥과 채집 생활, 오이도 패총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 3층에 마련된 카페테리아는 서해를 바라볼 수 있도록 유리 벽면이 설치되어 있어 커피 또는 음료를 마시며 여유로운 휴식을 가질 수 있다. 2층 어린이 체험실은 놀이시설이 마련되어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나들이객들이 즐겨 이용하는 곳이다. 시흥 오이도 박물관은 ‘그 해 우리는’ 12화 속 주인공 국연수와 최웅 커플의 데이트 장면으로 사용되었다. 연수가 웅이에게 백허그하는 장면이 바로, 오이도 박물관으로 연결된 도로 위 육교다. 이색적인 육교의 모습과 오이도의 아름다운 배경이 영상으로 송출되면서 시흥 오이도 박물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혜진과 두식의 사랑이 싹트는 미술관 데이트, '갯마을 차차차’=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화가 장욱진(1917~1990)의 작품세계와 한국미술 발전에 기여한 업적, 그리고 그의 작가 정신을 연구하고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장욱진의 그림은 세밀한 묘사와 구상에 치중하기보다 작가의 이념과 철학을 주제로 강조한 작품으로 유명하며,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에서는 작가의 초기의 작품부터 말년 작품까지 감상할 수 있다. 그의 작품에는 가족, 나무, 아이, 새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한 소재가 주로 등장하여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일상적 소재를 작가 나름의 방식으로 재미있고 단순하게 묘사하여 감동의 깊이가 느껴진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등과 함께 한국의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서양화가로 한국미술사에 남긴 장욱진의 걸작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는 치과의사 윤혜진과 바닷가 마을 공진에서 동네 궂은일을 해결하는 만능 백수 홍반장, 홍두식의 티키타카 힐링 로맨스 이야기로 눈물과 재미를 선사하는 마음 따뜻한 드라마다. 극중에서 주인공 두사람의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데이트 모습이 그려졌는데, 미술관 야외 정원과 내부의 미술품을 감상하며 서로의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과정이 예쁘게 그려져 2030 청춘들 사이에서 미술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천년고찰 파주 보광사에서 평온과 힐링을 느끼며, '더 글로리'의 팽팽한 긴장감 스토리의 흔적=넷플릭스 16부작 웹드라마 '더 글로리' 제16화에서는 파주 보광사를 배경으로 방영되었다. 보광사는 신라시대 894년(진성여왕 8년) 왕명에 따라 도선국사(道詵國師)가 국가 비보사찰(裨補寺刹)로 창건되었으며, 6·25 한국전쟁 때 별당 등 일부 전각들이 소실되었으나 이후 복원이 이루어졌다. 1981년에는 거대한 호국대불(護國大佛)을 세우고 1994년에 지장전과 관음전을 새로 지어졌다. 천년고찰 보광사는 역사와 전통이 깊은 조계종의 사찰로 산기슭의 석불전은 불교신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보광사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조망이 좋아 고즈넉하고 운치 있는 사찰의 풍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꼭 올라야 하는 곳이다. '더 글로리'는 학창 시절 학교 폭력으로 고통받은 문동은과 가해자로 박연진 사이의 긴장감 높은 복수 이야기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고등학교 시절 처참하게 괴롭힘을 당한 문동은이 시간이 많이 흘렀음에도 파괴된 영혼에 치유의 기회를 박연진에게 복수로 되갚음하는 스토리가 마음 아프면서도 권선징악의 통쾌함을 동시에 느껴볼 수 있다.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나 평온한 일상으로 살아가려는 문동은의 촬영분이 보광사에서 진행되어 사찰이 주는 편안함과 부합해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글로벌 K-드라마 열풍에 '더 글로리'도 가세하며 전 세계 시청자들이 공통의 사회적 문제에 공감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사랑의 불시착' 남한여자 윤세리와 북한남자 리정혁의 러브스토리=포천시에 위치한 한탄강 하늘다리는 2019년 12월 준공된 생태경관단지와 테마파크를 연결하는 다리로 협곡에 의해 단절된 2개의 관광단지를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다리는 길이 200m로 성인(80㎏) 1500명이 동시에 지나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한탄강 협곡을 지상 50m에서 조망할 수 있다. 다리에서 조망하는 한탄강의 주상절리의 비경과 유유히 흐르는 강물의 물결은 사람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다리 중간중간에는 강화유리로 된 바닥이 설치되어 있는데 아찔한 높이에서 바라보는 한탄강의 절경은 아름답기만 하다. 다리의 울렁거림을 느끼며 걸을 수 있고, 다리 위에서 한탄강 절벽을 배경 삼아 기념사진을 찍는 나들이객들로 주말이면 활기가 넘친다. 국내 유일의 현무암 침식 하천인 한탄강 주상절리의 거대함과 신비로움을 동시에 감상하는 재미가 있고, 인근의 비둘기낭폭포까지 함께 체험할 수 있어 주말여행 코스로 부족함이 없다.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와 그녀를 숨겨 주던 북한군 장교 리정혁과의 러브스토리가 흥미진진하다. 현실에서는 벌어질 수 없는 이야기지만 드라마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이념과 사상을 뛰어넘는 사랑과 우정의 사실적 묘사가 시청자들의 가슴을 웃고 울렸다. 극 중 포천 한탄강 하늘다리에서 리정혁이 윤세리를 향해 북한에서 만나기 전 스위스 다리에서부터 인연이 있었다는 사실을 털어놓는 장면에 배경으로 하늘다리가 나오면서 사람들의 관심도가 높아졌다.

▶하루 끝의 술 한잔이 인생의 신념인 세 여자의 우정과 일상을 그린 ‘술꾼도시여자들2’=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고 자연환경 지킴이로 거듭난 '매향리평화생태공원'이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2'에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재조명받았다. 화성의 매향리는 고온포(古溫浦)라 불릴 정도로 온화한 기후가 특징인데, 원래 이 마을은 굴 생산지로 유명한 평범한 어촌 마을이었다. 하지만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미 공군이 매향리 앞바다에 있는 농섬을 폭격 훈련지로 삼았고, 이후 매향리는 태평양 미 공군 사령부 산하의 미군 전용 사격장이 되었다. 평화롭던 매향리는 2005년 8월 사격장이 완전히 폐쇄될 때까지 폭격 소리와 전투기의 굉음에 주민들이 시달리면서 정서적 트라우마에 고통을 안고 살았던 지역이다. 폐쇄 이후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의 노력으로 다양한 생물들이 다시 돌아오는 건강한 갯벌의 생태 환경으로 만들어졌다. 현재에는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은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살아있는 자연으로 복원을 기원하며 잔디마당, 작가 정원, 습지 생태원, 마을 숲 산책로, 평화기념관, 평화의 소녀상 등 시설을 갖추고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은 TVING에서 웹드라마 12부작으로 방영된 '술꾼도시여자들 2'에서 배경장소로 나오며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MZ세대의 사랑을 받은 '술꾼도시여자들 2'은 술 한 잔으로 풀며 꿈과 희망 그리고 미래를 열어가는 세 여자의 좌충우돌 일상을 담았다. 친구들 외에는 큰 관심이 없던 강지구가 유일하게 마음을 연 한우주에게 프러포즈를 받는 장소가 바로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이다. 매향리의 자연 갯벌 풍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아픈 역사도 잊지 않고 기억하려는 지성이 만든 공간이다.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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