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北 무인기에 취약…보강에 3~5년 소요" 美 유출문건

기사내용 요약
WP, '디스코드'서 유출된 미국 문건 인용
"한국, 북한 미사일·핵프로그램에만 치중"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27일 오전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2.12.27.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한국이 북한의 무인기(드론) 침범에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며 그런 약점을 보강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미국 군사정보 당국의 진단이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온라인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를 통해 유출된 미국 정부 기밀 문서 중 지난해 12월 북한 무인기의 한국 영공 침범 사건을 다룬 문건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26일 무인기 5대를 한국 영공으로 보냈고, 이 중 1대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일대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P-73) 안까지 침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한국군은 전투기와 헬기를 출격시켰으나 무인기 격추에 실패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건은 올해 3월 초 미군 고위 지도부에 보고하기 위해 작성한 프리젠테이션 자료로 보인다.

신문은 "문건은 지상 레이더와 항공기 간 느린 통신 때문에 대응에 차질이 빚어졌고 한국군 지휘관에게는 (무인기 출몰에 관한) 명확한 교전 수칙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건에는 또 보안이 되지 않는 영공을 노리는 북한 비행기 조종사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방공망의 구멍, 부수적인 피해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WP는 한국은 이런 약점을 해결하고 올해 말까지 드론 대응 부대를 창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계획을 완전히 실행하고 필요한 기술과 무기를 획득하는 데 3~5년이 걸릴 것 같다고 미국 관리들은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핵무기병기화사업을 현지 지도했다고 28일 보도했다.김정은 위원장은 "언제든, 그 어디에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완벽하게 준비되여야 영원히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3.03.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문서에는 "한국군이 앞으로 최소 6개월 동안은 (북한 무인기) 침입에 조율된 대응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고 한다.

WP는 최근 수년간 분쟁 지역에서 전력이 열세인 국가가 비용 대비 효과가 큰 무기인 무인기를 활용하고 있다며 시리아와 우크라이나를 예로 들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의 무장단체들이 무인기로 미군기지를 공격하고, 우크라이나에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군 모두 무인기를 동원해 정찰을 하고 목표물을 타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군은 이스라엘로부터 조기 경보레이더를 구매하는 등 방공 능력을 강화했지만, 충분하지 못했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한국 담당 연구원인 엘런 김은 "한국은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핵 프로그램에 치중했다"며 "북한은 한국이 간과한 그 틈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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