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돈 주고 사던 ‘중고 전기차’…반년 만에 시세 ‘뚝’ 이유는
작년 11월 대비 평균 17% 하락
중고 전기차 시세가 6개월만에 17% 정도 하락했다. 중고 전기차는 지난해에는 신차보다 가격이 높은 역전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가격이 떨어졌고 하락 속도도 가팔라졌다.
당초 중고 전기차가 가격이 높았던 가장 큰 이유는 신차 전기차의 출고 대기 기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빠른 출고를 할 수 있는 중고 전기차를 웃돈을 주고라도 사려는 수요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신차 전기차 공급이 원활해진 데다, 경제 상황도 나빠지면서 중고 전기차의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직영중고차 플랫폼 기업 ‘K Car’(케이카)는 중고 전기차 평균 시세가 6개월째 하락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대비 평균적으로 17% 정도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중고 전기차 평균 가격은 4412만원이었지만, 이번달 평균 시세는 3665만원이다. 케이카가 출시 12년 이내 740여개 모델을 대상으로 시세를 분석한 결과다.
가장 많이 가격이 하락한 건 현대자동차의 코나 일렉트릭이다. 코나 일렉트릭은 지난해 11월 가격이 2963만원이었지만, 이번달 시세는 2238만원이다. 24.4%가 하락했다. 다음으로 가격이 많이 하락한 모델은 테슬라의 모델 S다. 모델 S는 같은 기간 9050만원에서 7117만원으로 21.3%가 빠졌다. 이어서 현대차 더 뉴 아이오닉 일렉트릭(-19.5%), 폴스타2(-17.4%), 디 올 뉴 니로 EV(-11.6%) 순으로 가격이 반년만에 10%대씩 하락했다.
중고 전기차 가격이 떨어진 배경으로는 신차 전기차 공급이 원활해졌다는 점이 꼽힌다. 중고 전기차는 지난해 10월까지는 가격 역전 현상도 있을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라 신차 전기차 출고 대기기간이 길었고, 바로 차를 받을 수 있는 신차급 중고 전기차는 실제 신차보다 가격이 높았다.
하지만 반도체 수급난이 풀리고 신차 전기차 공급도 원활해지면서 지난해 11월부터는 가격 역전 현상이 사라졌고, 이후 중고 전기차는 가격 하락세를 맞았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신차 대기 기간이 줄어들면서 중고 전기차의 빠른 출고라는 장점이 사라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내연기관차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중고 전기차 수요도 줄었다. 내연기관차에도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가격이 더 높은 전기차의 하락폭이 컸다.
중고 전기차 수출이 주춤해진 점도 한 원인이다. 이민구 케이카 PM팀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고차 수출 물량은 자동차 운반선보다는 컨테이너선에 주로 선적되는데 최근에 안전성을 위해 배터리를 분리하거나 방전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며 “이런 논의 과정에서 저가의 전기차 초기 모델 수출이 주춤하면서 시장의 유통 물량은 늘었지만 판매가 늘지 못해 시세도 낮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고 전기차는 중고 내연기관차보다 화재 등 안전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데, 이 때문에 수출에도 일부 차질이 생기고 있다는 의미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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