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과장급이상 취업규칙 무효…대법 "근로자 동의 얻어야"

기사내용 요약
주5일제 도입으로 간부사원 별도 취업규칙 제정
월차 유급휴가 제외하고 연차 일수 25일로 제한
원고 "근로자 동의 없는 규칙 변경은 무효" 주장
원심 "사회통념상 합리성 갖추지 못해" 원고 승소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대법원이 현대자동차가 근로자 동의 없이 제정한 과장급 이상의 별도 취업규칙은 원칙적으로 무효라는 판단을 내놨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1일 오후 현대차 간부사원들이 현대차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현대차는 지난 2004년 7월1일부로 주5일제가 본격 도입된 것에 맞춰 과장급 이상 간부사원을 대상으로 별도의 취업규직을 제정·시행했다. 간부사원은 일반직 과장 이상, 연구직 선임연구원 이상, 생산직 기장 이상의 직위자를 말한다.

이들에게 적용된 취업규칙은 기존에 지급되던 월차 유급휴가를 제외하고 연차 일수를 25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차는 전체 간부사원 89％에 해당하는 5958명에게 동의서를 받은 뒤 서울강남지방노동사무소장에게 이 사건 취업규칙의 변경을 신고했다.

이에 간부사원들은 사측이 취업규칙을 임의로 적용해 월차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연차휴가는 제한해 불이익 한 차별적 근로조건을 적용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 간부사원 승급이 예정된 대리 이하의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간부사원들의 동의만 받은 취업규칙은 무효라고도 주장하기도 했다.

1심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부당이득은 법률상 원인 없이 피고가 이득을 얻고 원고들에게 손해가 발생해야 성립하는데, 사측에게 어떠한 이득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2심은 간부사원 취업규칙은 불이익한 변경이라고 판단하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2심은 "간부사원 취업규칙의 연월차휴가 부분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고, 간부사원만이 아닌 승진가능성 있는 근로자 전체가 동의의 주체에 해당하므로 과반수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하나 피고는 현대차노조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간부사원 취업규칙의 연월차휴가 부분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갖췄다고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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