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韓 경제… KDI 성장률 전망 1.8%→1.5%로 또 하향

'2023년 상반기 경제 전망' 보고서 발표
가장 비관적이었던 IMF 등과 같은 수준
"반도체 개선 안 되면 경기 회복도 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 수출 부진 때문이다.

KDI는 11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전년 대비 1.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2월 전망치(1.8%)보다 0.3%포인트 내려간 수치다.

특히 이날 KDI 전망치는 올해 국내외 주요 기관 중 가장 비관적이었던 국제통화기금(IMF·1.5%) 및 아시아개발은행(ADB·1.5%)과 같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6%) 기획재정부(1.6%) 한국은행(1.6%)보다 낮은 수치다. 한국 경제가 직면한 복합 위기의 심각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된다.

KDI는 수출 위축에 따른 경기 부진을 고려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교역량이 감소하고,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도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1% 줄었다. 특히 반도체 수출액은 29.4% 급감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5월 10일까지 누계 무역적자는 294억1200만 달러에 달했다.

KDI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파급 효과와 반도체 수출 부진 완화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반도체 수요 회복이 가시화하지 않으면 경제 회복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3%로 제시했다.

이 밖에도 KDI는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4%로 전망했다. 지난 2월(3.5%)보다 소폭 낮아졌다.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KDI는 “근원물가 상승세는 여전히 높은 만큼, 당분간 물가 안정을 위한 긴축적인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올해 나라살림 적자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을 경고하며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는 지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