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거포’ 노시환의 거침없는 성장세

정필재 2023. 5. 1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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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타선은 ‘다이너마이트’라고 불렸다. 지금은 농담처럼 들리겠지만 한화의 팀 컬러는 ‘화끈한 타격’이었다. 한화가 과거 한국시리즈에 나섰던 시절에는 늘 우타 거포가 중심에 있었다. 1990년대는 장종훈이, 2000년대는 김태균이 이 역할을 했다. 이후 거포 맥이 끊겼고 한화는 약체로 분류됐다. 이런 한화에 한 줄기 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노시환이 장종훈-김태균 계보를 이을 거포 재능을 유감없이 뽐내면서다.

노시환이 상승기류에 제대로 올라탔다. 노시환은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4타수 2안타 2홈런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이 경기에서 시즌 6번째 대포를 가동한 노시환은 리그 홈런 공동 2위에 올랐다. 홈런뿐만 아니다. 노시환은 올 시즌 주요 타격 부문에서 이름을 빼놓지 않고 있다. 리그 3위인 타율은 0.356으로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높고, 출루율도 0.429로 3위에 올라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은 리그 1위다. 세부지표를 보면 노시환의 위력은 배가된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1.81로 타자 중 1위, 타자의 득점 생산력을 나타내는 조정 득점 창출력(wRC+) 역시 197.4로 1위다.

특히 5월 들어 노시환의 방망이는 뜨겁다. 23타수 12안타로 타율은 0.522에 달한다. 12 안타 가운데 홈런은 4개에 2루타가 1개로 장타가 쏟아진다. 도루도 2개나 더하며 주루플레이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노시환 활약에 한화도 5월 들어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4월까지 6승1무17패, 승률 0.261로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는 5월에만 4승2패를 기록하며 탈꼴찌에 성공했다. 4월을 마치고 ‘시즌을 다시 시작하고 싶다’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미소가 번지고 있다.

데뷔 전부터 노시환은 한화가 점찍었던 선수다. 2019 드래프트에는 송명기(NC)나 고승민(롯데), 정우영(LG) 등 우수한 재능을 가진 선수도 많았지만 한화는 노시환을 원했다. 여기서 KT가 이대은을, 삼성이 이학주를 영입하자 한화는 주저 없이 노시환을 선택했다.

노시환은 기대처럼 매년 성장했다. 2년 차인 2020시즌 12개 아치를 그리며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수베로 감독이 처음 지휘봉을 잡았던 2021시즌에는 타율 0.271에 18홈런을 터트리며 한화를 대표하는 거포로 자리 잡는 듯했지만 지난 시즌 홈런 6개에 그치며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노시환은 올 시즌 공과 방망이가 맞는 지점인 ‘히팅 포인트’를 앞당길 수 있도록 폼을 수정했다. 공이 앞에서 맞다보니 잡아 당겨치는 타구가 늘면서 타구에도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노시환은 “지난 시즌 히팅 포인트를 뒤에 뒀더니 타구가 먹히거나 우익수 쪽으로 가는 것이 많았는데 이제 장타가 늘었다”며 “내가 아니더라도 뒤에서 (채)은성이 형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도 생기면서 타석에서 부담이 줄었다”고 말했다.

노시환은 “지난 시즌 히팅 포인트를 뒤에 뒀더니 먹히는 타구도, 우익수 쪽으로 가는 타구가 많았는데 이제 장타가 늘었다”며 “내가 아니더라도 뒤에서 (채)은성이 형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도 생기면서 타석에서 부담이 줄었다”고 소개했다.

타선에서 불을 뿜는 노시환은 사실 수비에 더 집중하고 있다. 노시환은 “실책을하면 투수 뿐만 아니라 모두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수비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훈련하고 있다”며 “실책을 줄여 수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노시환은 “선수들이 더 좋은 경기를 만들어 내고 싶다고 이야기 하면서 힘을 내고 있다”며 “4월 성적이 좋지 않아 실망하셨을 텐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화는 11일 삼성과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시리즈 1승1패인 한화는 이날 승리하면 위닝시리즈를 가져가게 된다. 한화는 선발로 리카르도 산체스를 예고했다. 산체스는 시즌 초 방출된 버치 스미스를 대신할 선수로 이날 선발이 KBO 데뷔전이다. 삼성은 알버트 수아레즈로 맞불을 놓는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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