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막아달랬더니 총 50발 쏜 美 경찰

▲ 자살 시도자와 그의 어머니가 서 있는 가운데 경찰들이 다가서는 장면 : 연합뉴스

가족의 자살 시도를 막아달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미국 경찰이 자살 시도자를 향해 총 50발을 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10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사건은 2021년 5월 7일 오후 6시 15분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요크 카운티의 도로변 숲에서 벌어졌습니다.

당시 애인과 다투고 절망에 빠진 트래버 뮬리넉스는 사낭용 산탄총을 들고 자신의 트럭 운전석에 앉아 있었고, 어머니 태미 비슨은 4시간 동안 차 밖에서 아들의 자살 시도를 만류하던 중이었습니다.

이때 다른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자살 시도자를 말리거나 설득하지 않고 다짜고짜 "손을 들라"며 이내 총을 발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은 트럭을 향해 50발이 넘는 총알을 퍼부었고 트래버는 머리에 3발, 양손과 사타구니 등 총 9발을 맞아 중상을 입었습니다.

그는 다행히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은 건졌지만, 여러 차례 큰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모자는 사건 2년 만인 지난 5일 현장에 있었던 경찰 4명에게 중대 과실 등의 책임을 물어 요크 카운티 민사 법원에 고소했습니다.

변호인은 트래버가 트럭 안에서 경찰의 명령에 따라 손을 들었고 공격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 측은 반박 성명을 내고 "문제의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은 훈련받은 대로 위협에 적절하게 대응했다"며 사우스캐롤라이나 사법 당국 조사에서도 이들이 아무런 잘못을 범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