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서 개 1200마리 굶겨 죽인 60대 ‘징역 3년’… 동물학대 범죄 법정 최고형

1200여마리의 개가 굶어 죽은 채 발견된 양평군의 한 주택 모습. 동물권단체 케어 유튜브 채널 갈무리

경기 양평군의 한 주택에서 1200여마리의 개를 굶겨 죽인 혐의를 받는 60대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동물학대 범죄로는 법정 최고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1단독 박종현 판사 11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66)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박 판사는 “피고인은 번식농장 등에서 이른바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등의 이유로 버려진 개나 고양이를 수거해 사육장에 가둔 뒤 물이나 사료를 주지 않는 방법으로 1256마리의 생명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면서 “학대행위의 내용과 정도, 피해 동물의 개체수, 피해 동물이 겪었을 고통 등을 고려할 때 죄책이 매우 중하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2014년 파산 선고를 받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고물 처리업만으로는 생활을 영위하기가 힘들어 이 같은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엄벌이 불가피하다”면서 “따라서 법정 최고형을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2020년 2월부터 최근까지 애완동물 번식장 등에서 ‘개나 고양이를 처분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데려온 동물들에게 밥을 주지 않아 굶어 죽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처리비로 마리당 1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재판을 방청한 김영환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는 “동물 학대의 법정 최고형은 징역 3년으로, 학대의 심각성에 비해 그 수위가 낮다”며 “오늘 최고형 선고는 첫 사례로 의미가 크다. 이 같은 선고 사례가 늘어나야 법정형도 상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