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희비 가른 펜데믹...LCC 울 때 FSC·해운사는 사상 최대 실적

이태성 기자, 임동욱 기자 2023. 5. 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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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엔데믹 선언] 코로나 특수 누렸던 가전은 엔데믹에 수요절벽...반도체도 위기
(인천공항=뉴스1) 이동해 기자 = 2021년 8월 텅텅 빈 인천공항. 2021.8.19/뉴스1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진행되는 3년 4개월동안 산업계는 희비가 갈렸다. 바다·하늘길이 경색되고 코로나19로 인해 공장이 멈추는 등 펜데믹이 바꿔놓은 환경은 기업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고 산업의 지형도를 바꿨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곳 중 하나로 저비용항공사(LCC)가 꼽힌다.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는 이유로 외국인 출입을 제한하자 여객 수송이 매출의 대부분이었던 LCC의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국내 LCC 중 가장 매출이 큰 제주항공의 경우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2020년부터 3년동안 각각 3358억원, 3172억원, 1775억원의 적자를 냈다. 진에어, 부산항공 등 다른 LCC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LCC 직원은 강제로 무급휴직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정부가 항공업계를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고 휴업·휴직 수당 일부를 지원해줬지만 회사를 떠나야 했던 직원도 많았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아예 존폐 위기로까지 내몰렸다. LCC는 엔데믹으로 접어든 올해 1분기에야 흑자로 전환하고 다시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의 상황은 반대였다. 코로나로 인해 도로, 항만 정체가 시작되자 항공화물 수요가 크게 늘었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대형여객기를 화물기로 편성해 물건을 실어날랐다. 화물실적의 고공행진에 대한항공은 지난해 매출액 13조4127억원, 영업이익 2조8336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해운업도 상황은 비슷했다. 2020년 초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상하이항 등 여러 도시를 봉쇄했는데, 이로 인해 밀려있던 물량이 급격하게 터져나오면서 해상 운임료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국제 컨테이너 운송 항로 15곳의 단기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19년 12월 말 958.57이었는데 2021년 12월31일 5046.66까지 오른다.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은 2011년부터 9년간 적자에 시달렸으나 2020년 흑자전환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9조951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엔데믹이 본격화되자 실적은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서울=뉴스1) = 현대자동차그룹이 4일 그룹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기아 EV9에 적용된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기술을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EV9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기반한 기아의 두 번째 플래그십 전동화 SUV로, 기아가 글로벌 전동화 선도 브랜드로 도약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할 모델이다. 특히, 고속도로 부분 자율주행(HDP, Highway Driving Pilot)ㆍ기아 커넥트 스토어(Kia Connect Store)ㆍ무선(OTA, 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SDV로서의 우수한 상품성을 갖춰 신기술 기반의 혁신적인 경험을 원하는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서울 성수동 ‘기아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 전시된 기아 EV9의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3.5.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동차 회사들도 펜데믹 기간동안 반사이익을 누렸다. 펜데믹 초기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공장을 멈추면서 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반도체 수급난 등이 겹치며 생산 물량이 주문 물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에 자동차 회사는 인센티브를 줄였고, 대당 수익률이 높은 차종으로 생산량을 몰아 수익을 극대화했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지난해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엔데믹 이후에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전 업체도 팬데믹 기간 동안 표정 관리를 해야 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집 등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TV, 냉장고,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가전제품의 교체 수요가 급증했다. 특히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까지 가전과 TV에 대한 보복소비가 발생했다. 이 당시 미국에선 TV 등 주요 가전제품에 대한 재고 부족 현상까지 나타날 정도였고,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관련 매출은 크게 뛰었다.

삼성전자의 가전부문 매출은 2019년 44조7600억원에서 △2020년 48조1700억원 △2021년 55조8300억원으로 증가했다. LG전자도 지난 2021년 창사 이래 최고 매출인 74조712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중 생활가전 사업을 맡는 H&A사업본부와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비중은 60%에 달했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전자 기업들은 '수요 절벽'을 만났다. 기업들마다 팔리지 않은 재고 제품이 쌓였고, 세트제품 판매 부진은 부품 산업 부진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뚝 떨어진 수요에 글로벅 빅테크 큰손 고객들은 일제히 재고 조정에 들어갔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미끄럼을 탔다. 공급을 줄이기 위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지난해 4분기부터, 메모리반도체 1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말쯤부터 감산에 돌입했지만, 아직 가격 반등 조짐은 찾기 어렵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는 나란히 대규모 적자를 냈고, 2분기에도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임동욱 기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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