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ㅅㅅ' 댓글 성적 모욕" 벌금 100만원…'ㅂㅅ'은 무죄였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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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을 상대로 초성 'ㅅㅅ' 등 표현을 사용해 댓글을 남긴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최근 다른 사건에서 'ㅂㅅ'이라는 표현을 쓰더라도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죄 판결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경멸적 표현을 담은 욕설로서 피해자 인격적 가치에 대한 평가를 저하시킬 위험이 있는 모욕 행위"라며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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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을 상대로 초성 'ㅅㅅ' 등 표현을 사용해 댓글을 남긴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최근 다른 사건에서 'ㅂㅅ'이라는 표현을 쓰더라도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죄 판결한 바 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11단독(판사 김미란)은 모욕 혐의로 기소된 남성 A씨(35)에게 지난달 18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12월 오후 6시40분쯤 대구 수성구 자신의 자택에서 일간베스트 저장소 사이트에 접속, 유명인을 언급한 게시물에 "ㅅㅅ할 때 분명 저 자세로 하겠지? 아…서버렸다"는 댓글로 공연하게 피해자를 모욕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자신이 쓴 댓글의 내용이 모욕적 표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ㅅㅅ'는 "세수"를, '서버렸다'는 "자리에서 일어섰다"는 의미라는 것.
재판부는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게시물 내 사진과 일련의 댓글, A씨가 쓴 댓글을 종합해 보면 A씨의 댓글 내용은 피해자에 대한 성적 비하 또는 성적 대상화의 의미를 내포하는 모욕적 표현으로 보기에 충분하다"며 "A씨가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어 개전의 정(뉘우치는 마음)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서울북부지법에서는 단체 채팅방에서 'ㅂㅅ'이라고 적었더라도 직접 욕설을 한 것이 아니어서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 법원 형사항소4부(부장판사 이태웅)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지난달 4일 무죄를 선고했다.
한 시민단체 회원이었던 B씨는 2020년 10월 해당 단체 대표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다투던 중 "ㅂㅅ같은 소리" "ㅂㅅ아" 라는 표현을 담은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가 쓴 'ㅂㅅ'이라는 표현이 '병신'과 동일하다고 봤다. 당시 재판부는 "경멸적 표현을 담은 욕설로서 피해자 인격적 가치에 대한 평가를 저하시킬 위험이 있는 모욕 행위"라며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문언상 'ㅂㅅ'과 '병신' 양 표현이 일치하지 않으므로 이를 완전히 동일시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B씨는 '병신'이라는 직접적인 욕설의 표현을 피하려 하면서 이를 연상할 수 있는 초성 'ㅂㅅ'만을 추상적으로 기재했을 뿐"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 'ㅂㅅ' 표현은 피해자에게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욕설이라기보다는 상대방의 언행에 대응하면서 부정적 감정을 표현한 정도"라며 "부정적·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이 담긴 경미한 수준의 표현에 불과할 뿐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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