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강도 살인 공범, 16년 만에 잡았건만 "직접 살해 안 해"

16년 만에 검거된 택시강도 살인범. 연합뉴스 자료사진

범행 16년 만에 잡힌 택시기사 강도살인범 공범이 직접적인 살해행위 가담 사실을 법정에서 부인했다.

인천지법 형사15부 심리로 11일 열린 2차 공판에서 해당 피고인 A(48)씨의 변호인은 "사전에 살해 공모를 하지 않았고, 반항하는 피해자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억압하는 행위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주범이) 흉기를 들고 피해자를 쫓아가는 것을 보고 살해할 수도 있다는 점은 인식했기에 강도살인 죄책은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주범 B(47)씨 변호인도 "범행 현장에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앞으로 서증 조사와 증인 신문 등을 진행한다.

과거 구치소에서 만난 사이인 이들은 2007년 7월 1일 오전 3시께 인천시 남동구 남촌동 한 도로 인근에서 택시기사 C(사망 당시 43세)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현금 6만원을 빼앗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시신을 범행 현장에 방치한 이들은 훔친 C씨의 택시를 몰다가 2.8㎞ 떨어진 주택가에 버린 뒤 뒷좌석에 불을 지르고 도주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확보한 쪽지문을 토대로 16년 만에 이들을 검거했다. 이날 피해자의 유족은 법원에 진정서를 내고 피고인들의 엄벌과 신상공개를 촉구했다. 피해자의 누나는 "(동생에게는) 움직이지도 못하는 노모와 돌이 갓 지난 아들이 있었다"며 "어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 자식이 죽었는지도 모르고 아들만 찾다가 돌아가셨다"고 말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