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지되지 않는 반도체 반등 시그널…감산 효과는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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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올 2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서다.
지난 10일 국책 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반도체 경기 흐름과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반도체 관련 제품 수요의 주기를 감안하면 올해 2~3분기 중 반도체 경기 저점에 근접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손실이 각각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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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0조원 적자 버티고 내년 실적 반등 노려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반도체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올 2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서다. 삼성전자의 감산 선언에도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이유는 수요 부진 때문이다. 결국 감산 효과가 발생하는 3~6개월 후 재고가 줄어들어야 기업들이 다시 반도체를 사들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국내 반도체 업계의 올해 적자 규모가 2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각각 1분기 대비 13∼18%, 8∼13%씩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3월 말 전망치보다 하락 폭이 확대된 수치다. 약 한 달 전 트렌드포스는 2분기에 D램은 10∼15%, 낸드는 5∼10%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전망치 수정 이유에 대해 트렌드포스는 "감산이 수요 위축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7일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업계에선 업계 1위 삼성전자가 감산 대열에 합류했지만 효과가 나타나기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웨이퍼 투입에서 메모리 칩 생산까지 3개월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감산 효과는 3∼6개월 후에 나타난다. 올 하반기 이후에야 그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여전히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 10일 국책 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반도체 경기 흐름과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반도체 관련 제품 수요의 주기를 감안하면 올해 2~3분기 중 반도체 경기 저점에 근접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전망했다. 컴퓨터 수요는 올해 초중반에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고, 모바일 기기 수요는 2~3분기에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 수요는 반도체 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내년 시장 규모 8.3% 성장"…지난 20년 연평균보다 높아
수요 부진과 감산으로 인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2023년 SIA 팩트북'을 통해 올해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4.1% 감소한 5565억 6800만 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년 시장에 관한 전망은 밝은 편이다. SIA는 내년 반도체 시장 규모가 6020억달러를 기록하며 8.3%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2001∼2022년 연평균 성장률 6.67%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KDI도 비슷한 의견이다. 조가람 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내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정확한 언급은 힘들다"면서도 "컴퓨터와 스마트폰 기기들의 수요 상승을 생각하면 (반도체 경기 회복 시점은) 내년 중반쯤이라는 생각은 든다"고 밝혔다.
관건은 반도체 '보릿고개'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달려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손실이 각각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역대급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국내 업체들은 반등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금액은 10조7000억원을 시설투자비로 집행했다. 연구개발(R&D) 투자도 6조5800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1분기 영업이익 6400억원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올해 시설투자는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인 SK하이닉스이지만 DDR5 등 최신 메모리 제품과 R&D투자는 지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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