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사회 "검단 아파트 '지지대 조기 철거' 했을 수 있어"
11일 한국기술사회 안전조사위원회는 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사고 원인이 하중을 둘러싼 시공·품질관리 측면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밤 11시30분쯤 인천 검단지구 AA13-1·2블록(서구 원당동 일대) 'LH 안단테 아파트'(가칭) 건설현장에서 지하주차장 지붕층 슬래브(콘크리트 구조물) 일부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의 발주처는 LH, 시공사는 GS건설이다. 붕괴 면적은 지하 1·2층의 각 지붕층 슬래브를 합해 총 970㎡로 밤 시간대여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위원회는 설계 당시보다 시공 과정에서 더 무거운 하중이 작용했고 이에 대한 관리 미흡으로 사고가 일어났을 확률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사고 당일 인천에는 강우량 10.3㎜의 비가 내렸다. 붕괴 부분 상부는 사고 한 달 전부터 붕괴 이틀 전까지 두께 1m의 성토(흙을 쌓아올리는 절차)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근로자는 당일 오전까지 장비 등을 활용해 성토를 이어갔다고 증언했다. 성토 토사와 보도용 콘크리트, EPS(초경량 성토 재료)와 빗물의 영향으로 인한 습윤 하중에 성토 작업 다짐에 쓰인 장비의 충격 하중이 작용해 과도한 무게가 가해졌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다짐 장비의 충격과 토사 하역 작업 시의 덤프트럭 뒷바퀴에 걸린 집중 하중이 주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됐다. 시공과 관련해 지하주차장 내 하중 지지를 위한 임시 '잭 서포트'(Jack Support·건축물에 가해지는 과다 하중을 막기 위해 슬래브에 세우는 기구)를 조기 철거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마감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잭 서포트를 계획보다 빨리 철거할 경우 슬래브 상부에 작용하는 물 먹은 성토의 하중과 장비로 인한 충격을 이겨내지 못해 펀칭파괴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슬래브 콘크리트 강도나 콘크리트와 철근 사이 부착력 부족 등 품질관리상 하자가 발견될 여지도 있다. 사고 현장인 아파트 지하주차장 콘크리트가 타설된 시기는 장마철인 지난해 7월로, 레미콘 자재에 대한 품질관리가 미흡했거나 타설 시 구조 취약부에서 콘크리트를 여러 차례 나눠 양생하는 분할(이어치기) 방식을 사용했다고 가정할 수 있다.
사고 초기 원인으로 지목됐던 무량판(철근 콘크리트의 바닥판) 구조 설계가 문제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무량판 구조란 건축물의 뼈대를 구성하는 방식의 하나로 수직재의 기둥에 연결돼 하중을 지탱하는 수평구조 부재인 보가 없이 기둥과 슬래브로 구성된다. 내구성이 뛰어나고 소음 방지에 효과적이지만 충격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 1월 공사 중 무너져 근로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광주광역시 화정 아이파크 또한 무량판 구조로 지어졌다.
최 교수는 "무량판 구조 설계가 원인일 가능성은 낮지만 구조 취약부인 기둥 접합부나 단차 부위에서 보강설계가 잘못됐을 경우 붕괴될 수 있다"며 "타워크레인 개구부 등 구조 취약부에 대해 구조검토 영향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시공해 사고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건설사업관리기술인의 공사(검측) 관리와 공사 관계자간 설계하중·안전·품질 등 상호 정보 공유 미흡 등이 사고와 연관이 있었을 것으로도 보인다. 위원회는 재발방지대책으로 설계 시 미반영된 구조검토 부분에 대해 시공 시에 추가 구조검토를 통한 시공 과정에서의 철저한 보강과 공사 관계자간 무량판 시공에 대한 정보 공유 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발주자와 시공자, 건설사업관리기술인 사이에 업무 협업이 보장되고 적절한 건설사업관리기술인 인력 배치와 명확한 업무기준 수립이 선행돼야 유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앞서 시공 아닌 구조설계상 문제가 있다고 추정한 GS건설은 지난 9일 시공상의 문제를 시인하고 사과했다. 초음파 촬영을 통해 자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하주차장에 들어가야 할 설계상 '전단 보강근'(철근 콘크리트 부재의 전단 파괴를 방지하고 휨 파괴를 위해 설치하는 보강근)은 700개인데 이중 30여개가 누락됐다는 것이 GS건설 측 설명이다.
회사는 사고 대책으로 공사 중인 전국 83개 아파트 건설현장의 전면 정밀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이 과정에 입주예정자도 참여해 불안을 해소하는 데에 적극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GS건설 관계자는 "7월1일까지 정부 조사가 완료된 후에 정확한 사고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위원회의 조사 중간 과정은 여러 가능성이 제기된 것 중의 하나일 뿐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해당 아파트의 공정률은 67%로 올해 말 입주를 앞두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안전진단 결과와 관계 없이 '전면 재시공'을 요구하고 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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