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규모 전세사기 피해에…김동연 “지원 대상 확대해야”

전세 보증금 반환 대출 활성화, 가담 공인중개사 불법이익 환수
이주비 지원, 협동조합 형태 피해주택 인수 자구책 강구 중

김동연 도지사가 11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전세피해 관련 정책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경기도 제공)

(수원=뉴스1) 진현권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1일 여·야가 추진 중인 '전세사기피해지원특별법'과 관련, "지원대상을 확대하고, 임대인에 대한 '전세보증금 반환대출'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전세피해 경기도 지원방안 및 예방 지원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전세피해 구제와 예방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정부와 국회에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이같이 요구했다.

김 지사는 "전세사기와 깡통전세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앞으로도 부동산 경기에 따라 피해가 확산되어 사회적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며 "전세피해자 구제책 도출에 시일이 걸리면서 피해자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인천과 서울에 이어, 경기도에서도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동탄에서는 대규모 피해 사례가 발생해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세피해 고위험주택을 분석한 결과, 앞으로도 추가적인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며 "그래서 경기도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함께 '전세피해지원센터'를 만들어 피해자들에게 법률 및 긴급금융지원 상담을 하는 등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주비 지원을 위해 지난 4월 관련 조례를 개정했고, 추가로 긴급생계비 지원을 위한 조례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경기도는 현재 피해 규모가 가장 큰 동탄의 경우, 피해자들의 거주 지역이 근접해 있고, 피해 유형이 유사한 관계인 점을 고려해 피해자들이 협동조합 형태로 피해주택을 인수하는 자구책을 강구 중이다.

김 지사는 "협동조합을 설립하면 조합이 피해주택을 소유하면서 운영에 따라 보증금 피해의 조기회복이 가능하고, 동시에 피해자의 무주택 자격이 유지돼 청약에도 지장이 없게 된다. 따라서 경기도는 협동조합의 설립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그러나 경기도의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부 대책이 까다로운 조건으로 인해 이미 발생한 피해자에 대한 지원이 충분치 못하다. 전세피해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국회에서 논의도 지지부진해 전세사기대책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일곱 가지 대책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가 촉구하는 대안은 피해지원을 현실화하기 위한 세 가지 정책과 전세피해의 근본적 예방을 위한 네 가지 정책"이라며 "첫째,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특별법의 피해지원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별법은 전세피해 구제대상을 사기피해자로 좁게 한정하고 경매 및 공매절차 진행을 조건으로 하는 등 대다수의 피해자들이 구제받기 어렵기 때문에 그 요건의 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김 지사는 "임대인에 대한 '전세보증금 반환 대출'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현재 보증금 반환 대출은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 때문에 오히려 전세 피해자 확대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세입자에 대한 우선변제보증금 상한규정을 현실에 맞도록 조정해야 한다"며 "지나치게 낮게 책정된 보증금 상한액 때문에 전세사고 발생 시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쫓겨나는 피해자들이 다수 양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이밖에 △전세보증보험 가입 100% 의무화(현재 전세계약자 24%만 보증보험 가입) △전입 후 확정일자를 받을 때 임차인의 우선변제권 즉시 발생하도록 법적·행정적 제도 개선 △다주택 임대인 임대사업자등록 의무화 △전세사기에 가담한 공인중개사 불법 취득 이익 환수 법적 근거 마련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김 지사는 "이상 일곱 가지 제안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주택임대차보호법', '민간임대주택특별법', '공인중개사법' 및 관련 시행령과 '은행감독업규정'의 개정, 그리고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전세사기피해지원특별법안'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hk102010@news1.kr